북미대화 발판 '비핵화'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

서동욱 기자
2018.03.07 15:52

[the300]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핵폐기' 인식차 가능성, 체제안정 보장은 어떤 형태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대북특사단이 지난 5일 평양에 도착헤 숙소인 고방산 초대소에서 북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있는 모습 / 사진제공 = 청와대

북한이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명시적인 비핵화 의사를 밝히면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실질적 진전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북핵 문제는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으로 국제 현안으로 대두 된 이후 우리 정부의 일관된 중재와 설득 노력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난제였다.

북한은 1994년 북·미 협상, 2003년 북·미·중 3자회담, 남북 및 미·중·러·일이 참여해 2008년까지 진행된 6자 회담 등을 통해 핵 테이블에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경색과 해빙, 동북아 정치지형,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의 이해관계 등이 거미줄처럼 얽히면서 실타래는 풀리지 않았고 북한의 핵 개발은 중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미간에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양측의 생각이나 요구가 다르고 해석의 차이가 생길 수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우선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핵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사안들을 북한이 온전히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백악관이 지난 1일 한미 정상간 전화통화 이후 내놓은 발표문에는 ‘CVID’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CVID는 ‘Complete(완전하고), Verifiable(검증가능하고), Irreversible(되돌릴 수 없는), Dismantlement(핵폐기)’의 약자다.

핵무기·핵물질이 얼마나 있든 완전히 제거해야 하고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은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CVID 원칙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미국의 확고한 입장인 만큼 한시적 동결이나 전략도발 중단 등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큰 틀에서 한반도 정책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외교·안보라인에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이 건재해 CVID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안전 보장'을 어떻게 규정할지도 할지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항구적인 중단, 주한미군 철수 등 한미 양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를 제시할 경우 북미대화는 물론 남북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한 북핵문제 전문가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밝힌 것은 분명하지만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 보장이라는 요구 조건은 협상 테이블을 언제든 박차고 나갈 수 있는 구실이 될 수 있다"며 "한미동맹의 근간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화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우리 정부의 중재노력이 더욱 중요해 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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