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 작업이 멈춰 선 가운데 국회의 안전 강화 법안도 표류 중이다. 4일 국회에 따르면 타워크레인의 안전 강화 내용을 담은 법안은 20대 국회 들어 10건 발의됐지만 단 2건만이 통과됐다. 계류된 법안 대부분이 크레인의 유지·관리 방안 뿐만 아니라 크레인 기사를 위한 안전 교육 강화 방안을 담고 있는 만큼 본회의 처리가 시급하단 지적이다.
경찰청과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동 중인 3000여대의 크레인 가운데 절반 수준인 1716대(경찰청 집계, 오후 5시 기준)가 이날 가동을 중단했다. 파업을 주도한 타워크레인 노조는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의 사용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허술한 승인으로 인해 소형 타워크레인의 불법개조와 내구연한 위조 등 위법 행위가 늘어났다는 주장이다.
무인 타워크레인은 3톤 미만의 소형 크레인이다. 조종석없이 리모컨으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자격증을 가진 타워크레인 기사가 아니라도 20시간만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크레인을 조종할 수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소형 무인타워크레인 사용이 급증하며 각종 사고가 발생하고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크레인 조종 기사의 자격을 엄격히 하는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송옥주 안'은 3톤 미만의 크레인의 경우 기술 자격을 필수로 하도록 했다.
3톤 미만의 소형 크레인은 대형 크레인과 하중 규모는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톤 미만 크레인의 경우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아도 20시간의 교육 과정만 이수하면 조종할 수 있도록 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아예 크레인의 불법 개조를 어렵도록 하는 법안도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이날 오전 국내 타워크레인의 제작 기준을 명확히 하는 '건설기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용호 안'은 타워크레인을 한국산업표준에 따라 제작하도록 했다. 또 고도로 선회하는 크레인은 운전석의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현행법은 크레인의 규모나 무게 등에 따른 제작 기준이 전무하다. 이 때문에 크레인의 규모와 관계 없이 정해진 하중을 초과한 부품을 사용하는 등 불법 개조로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다.
이 의원은 "현재 타워크레인은 불법 개조나 제원표(기계의 성능을 나타내는 치수를 적은 표) 위조, 짝퉁 생산과 수입 등 문제점이 많다"며 "'얼마나 제대로 만드느냐'는 제작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건설 기계의 문제점 개선에서 더 나아가 산업 환경의 개선을 꾀하는 법안도 계류 중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사고 예방을 위해 크레인 기사와 신호를 주고받는 전문 신호수를 배치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안'은 크레인 기사에 대한 안전 교육 강화를 위해 이론이 아닌 실제 체험 교육을 하도록 한 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