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본에 통보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정지하기로 했다고 22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밝혔다. 지소미아의 효력이 당분간 유지되는 것이다.
강 수석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 차려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아 황 대표에게 이같이 일본과의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
강 수석은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당분간 정지하는 대신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를 정지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강 수석은 "오후 6시에 우리 정부는 우리 정부가 할 일을 발표하고 일본 정부는 일본 정부가 할 일을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일본 발표는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 (제외 조치)를 포함하는 그 동안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양 정부 부처의) 과장급에서 준비해 국장급에서 대화를 시작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강 수석은 "그 동안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에 해당되는 것을 관리를 잘못해 규제하며 '안보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우리는 지소미아 문제와 수출 규제 문제를 함께 연동하는 성과를 냈다고 자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황 대표가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동안 협상 과정을 공개 못했던 것"이라며 "최근 들어 대통령과 아베(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만남과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의 만남으로 실질적인 물밑 대화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또 "사실 물밑 대화에서 더 공유할 수 없는 많은 여러가지 대화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내일(23일) G20(주요 20개국) 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의 회담도 열릴 것 같다"며 "이를 통해 더 구체적인 진전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강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황 대표에게 보내는 감사와 단식 만류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황 대표에게 "수출 규제 문제와 지소미아 문제는 국익의 문제였는데 황 대표가 많이 고심을 해줬다"며 "추운데 단식까지 하게 해서 한 편으로는 죄송하고 한 편으로는 감사하다. 그런 만큼 단식을 풀어 달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또 "더구나 내일 싱가포르 총리 부부 오찬을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진행하고 24일은 브루나이 국왕과 오찬을 한다"며 "25일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이 있으니 황 대표가 단식을 풀고 만찬에도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고 강 수석이 전했다.
강 수석은 덕담도 남겼다. 강 수석은 "황 대표가 단식을 하고 강하게 지소미아에 입장도 말해줘서 한편으로 협상의 지렛대가 됐다는 내부 분석도 있었다"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다만 지소미아가 여전히 정부에 중요한 협상 카드라고 황 대표에게 말했다. 황 대표가 "앞으로 지소미아가 폐지되는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강 수석은 "이렇게 대화하다가 잘 안되면 지소미아를 종료한다고 합의서에 써 있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황 대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지만 지소미아 카드는 여전히 우리가 가지는 협상카드"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