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준연동형 비례제' 시대로…'1년 6개월'의 국회일지

이원광 기자
2019.12.28 05:31

[the300]정개특위 출범, '5당' 합의, 동물국회, '패스트트랙' 지정, '석패율제' 논란까지

[편집자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안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 비율을 현행(253석+47석·총 300석)대로 유지하고 비례대표 의석 가운데 30석에만 연동형 비례제도제(연동률 50%)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개정안은 선거 연령을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바뀐 제도는 당장 내년 4월 총선부터 적용된다.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선거 지형에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3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안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사상 첫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편안(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출범한 지 1년 6개월여만이다. 협상 기간이 길었던만큼 수차례 위기가 있었으나 여야는 끝내 새로운 선거제를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27일 저녁 국회 본회의…'의석수 현행 유지·최대 30석에 50% 연동률' 가결

여야는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고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재석의원 167명 중 156명이 찬성했다. 반대는 10명, 기권은 1명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합의한 내용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현행(253명 대 47명)대로 유지하되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30석(연동률 50%)으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의원 정수는 300석으로 현행과 동일하다.

지역구 낙선 후보 중 최다 득표자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석패율제’는 막판에 빠졌다. 권역별 후보자명부 작성을 삭제하는 등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포함되지 않았다.

◇2018년 7월, 정개특위 '출범'…같은해 12월, 여야 5당 '합의문' 발표

지난해 7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출범한 지 1년 6개월만이다. 새 선거제는 사실상 거대 양당에 불리하나 정부·여당이 사활을 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과 맞물리면서 민주당이 적극 나섰다. 같은해 10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정개특위 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선거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후 선거제 개편 논의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한국당과 민주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의원정수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논의가 나아가지 못했다.

같은해 12월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하며 반전이 이뤄졌다. 당시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원내대표가 같은달 15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선거제도 개혁 관련법안은 1월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 4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장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 등이 공직선거법 개정안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동의의 건 통과를 막기 위해 입구를 막아서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2019년 4월 '동물 국회' 속 '패스트트랙' 지정

그러나 이 때부터 한국당 대 ‘여야 4당’(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치 구도가 본격화됐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검토라는 것은 합의가 아니”라고 밝히면서다. 한국당 정개특위 위원들도 선거제 개편 협상에 미온적 태도를 나타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하는 ‘의원정수 270석 안’도 내놨다.

이는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는 발단이 됐다. 여야 4당은 지난 4월30일 정개특위에서 이른바 ‘심상정 안’을 패스트트랙을 지정하는 데 성공했다. 지역구 의석 225석, 비례대표 75석, 연동률 50% 등을 골자로 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다. 당시 여야는 국회 곳곳에서 충돌하면서 ‘동물국회’의 오명을 남겼다.

이후에도 위기는 이어졌다. 지난 6월31일였던 활동 시한에 대해서도 교섭단체 3당은 같은달 28일이 돼서야 연장에 합의했다. 정개특위 위원장직을 두고도 갈등을 이어가다, 심상정 의원에서 홍영표 의원으로 위원장이 교체되기도 했다. 선거제 개편안은 연장된 시한 종료 직전인 8월29일 의결되며 고비를 넘은 듯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안신당 유성엽 대표가 이달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법 단일안 합의한 뒤 합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본회의 상정 임박, '4+1' 체제 이견…'석패율제' 배제, 합의 이뤄내

소규모 정개 개편에 따라 ‘여야 4당’ 체제는 ‘4+1’(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로 전환됐다. 본회의 상정이 임박하자 ‘4+1’ 협의체 내 이견이 표출됐다.

당초 75석까지 늘리자던 비례의석수는 협상을 거쳐 60석, 50석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또 비례의석 중 최대 30석에만 준연동형 비례제(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상한선’(캡) 방안까지 나왔다.

특히 석패율제에 대한 이견은 선거제 개편안을 좌초 위기까지 몰아갔다. 석패율제는 지역구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가 비례대표를 통해 구제될 수 있는 제도다.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아쉬운 표차로 떨어진 후보가 비례대표 명부에도 오르면 구제 대상이 된다.

민주당은 석패율제가 ‘중진 보장용’으로 오인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고, 군소정당은 지역구도 해소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맞섰다. 결국 ‘4+1’ 협의체는 석폐율제를 도입하지 않는 데 뜻을 모았다. 각 당의 대승적 판단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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