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없는 검사에 구속 연장 권한 엇박자

수사권 없는 검사에 구속 연장 권한 엇박자

정진솔 기자
2026.08.10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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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형소법 곳곳에 '모순'
경찰 신청해야 영장청구… 법원, 주체 달라 허가 미지수
검사, '변사자 검시' 주체로 남아… 영장 없이 검증 가능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뉴스1

오는 10월2일 검사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검사의 수사권을 전제로 설계된 권한이 형소법 곳곳에 남아 있어 혼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속기한을 연장하는 경우 이를 신청하는 주체와 실제 수사를 하는 주체가 다를 수밖에 없어 법원이 구속기한 연장을 받아들일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은 검사 강제수사의 핵심인 구속영장청구 권한을 수사기관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기존에는 수사기관의 신청 없이도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었다.

또 보완수사 요구가 필요한 경우 검사의 신청에 따라 1차례에 한해 법원이 연장을 허가해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어서 '수사가 필요한 경우'였으나 10월2일부터 직접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완수사 요구가 필요한 경우'로 바뀌었다.

법조계에선 보완수사 요구라는 단서를 달았어도 '수사를 전제로 하는 구속기한의 연장' 신청을 검찰이 하는 것이 법적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에는 수사기관의 신청이 있어야만 가능하도록 해놓고 연장할 때는 자체판단으로 신청하도록 해놔서다.

수사할 수 없는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를 위한 구속기한 연장을 신청할 때 법원이 어느 범위까지 받아들일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수사기관엔 연장 없이 10일만 구속수사할 수 있도록 했는데 보완수사를 위해 검사에게 허가된 10일이 수사기관에서 다시 쓰일 경우에 대한 규정도 명확하지 않다.

익명의 법조계 관계자는 "구속 피의자에 대한 보완수사를 요구할 경우 경찰이 사건을 내려받아 구속사건을 수사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경찰이 검사의 수사기간을 활용해서 수사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보완수사를 요구하더라도 구속기한 내에 수사가 완료될지도 미지수다. 보완수사 요구에도 보완수사가 미흡한 경우 다시 사건을 내려보내야 하는 등 이른바 '사건 핑퐁'이 이뤄질 수도 있다. 구속기한 만료로 피의자가 석방될 경우 피해자를 향한 보복범죄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인권보호를 위해 구속기한을 최소화한 상황에서 공소청과 수사기관의 '핑퐁' 때문에 구속기한을 추가로 늘리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익명의 한 차장검사는 "현재도 보완수사로 사건을 내렸다가 형식적으로만 보완수사가 이뤄져서 다시 사건을 내려야 하는 일이 생긴다"며 "살인사건 피의자라도 석방되면 피해자 입장에선 보복범행 가능성에 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수사권을 전제로 한 법적 권한이 일부 남아 있어 앞으로 실무적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를테면 형소법 개정안은 '변사자의 검시' 주체를 원칙적으로 검사로 남겨뒀다. 또 '검시로 범죄의 혐의를 인정하고 긴급을 필요로 할 때에는 영장 없이 검증할 수 있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이같은 조사도 '수사 개시'로 분류해야 한다고 해석한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급하게 법을 개정하느라 법안 곳곳에서 모순점이 발견된다"며 "검사의 수사라는 단어만 빠진다고 해서 권한이 삭제되는 게 아니라 수사를 전제로 한 제도 전반을 촘촘하게 수정하지 않으면 앞으로 혼란이 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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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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