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당정, 야생동물 '유통 금지' 추진…'병원균 숙주' 차단

이원광 기자
2020.01.30 16:27

[the300]

이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역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정부·여당이 각종 병원균 숙주로 지목되는 야생동물의 유통을 사실상 전면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와 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숙주가 야생동물로 추정되면서 무분별한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환경부는 야생생물 판매·유통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 △학술 연구 △야생동물 보호·증식·복원 △생물자원관에서 관람용·전시용 등은 예외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지난해 2월 이같은 내용의 야생생물법(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러면서 판매 금지 방식을 환경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판매 금지 종을 특정하는 ‘흑색목록’(블랙 리스트) 방식과 허가 종을 제외한 나머지 야생생물에 대해 판매를 금지하는 ‘백색목록’ 방식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조치는 신종 병원균 다수가 야생동물을 통해 감염된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전날 서울 중국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스와 메르스 등 신종 바이러스의 약 70%는 야생동물에서 유래됐다”며 “야생동물의 식용과 거래를 멈추지 않으면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역시 야생동물을 통해 전이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당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박쥐 내부의 바이러스와 96% 일치한다는 점에서 박쥐가 숙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현행법상 동물 거래 금지 제도는 주로 멸종위기종 보호나 생태계 교란 방지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야생생물법 16조에 따르면 허가를 받지 않은 국제적 멸종위기종 등을 포획·채취·구입하거나 양도·양수, 알선·중개, 소유해서는 안된다. 또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에는 생태계교란 생물 유통 등을 해선 안된다고 명시돼있다.

온라인상 야생생물 거래량이 증가하는 점도 고려했다. 지난해 10월 환노위 국정감사에는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된 이른바 ‘미국 가재’(노말클라키)가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실태가 공개되기도 했다.

실내동물원, 동물 카페 등 업계와 희귀종 애호가들의 반발은 변수다. 환경부 관계자는 “‘흑색목록’과 ‘백색목록’ 방식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검토 중”이라면서 “실내동물원 등 관련 시장이 성장하는 상황에서 반대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와 인근 지역에 고립돼 있는 우리 국민 720명을 귀국시키기 위해 30일 오전 첫 전세기를 출발시킬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지연됐다.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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