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한 국가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제네바 군축회의 참석차 유럽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외교부의 대응이 신속하지 못 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장관은 22~27일 6일간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강 장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43차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 군축회의에 참석했다.
이후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제2차 핵군축·핵확산금지조약(NPT) 관련 스톡홀름 이니셔티브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뒤 26일 영국 런던에 들려 한·영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강 장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43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회의에 참석해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설명하며 코로나19 감염 발생 국가 출신자에 대한 혐오, 출입국 통제 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강 장관은 이날 "최근 우리나라에서 특정 종교를 중심으로 확진환자 수가 폭증했다"며 "우리 정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공중 보건 수단을 총 동원해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보고되고 있는 코로나 19 감염 발생 국가 출신자에 대한 혐오 및 증오사건, 차별적인 출입국 통제 조치 및 자의적 본국 송환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 정부는 대중의 공황을 불러 일으키는 조치를 취하기보다 과학적인 증거에 기반해 이런 사건들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이를 종식시키기 위한 전지구적 노력에 힘을 모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국인 입국 금지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되지만, 한국인 입국 금지를 내린 국가가 크게 증가하면서 외교력에 이미 공백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한국발 외국인 입국을 제한한 국가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26일 오전 기준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 또는 제한한 곳은 총 25곳이다.
이들 국가 중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투발루, 마이크로네시아, 나우루, 홍콩, 바레인, 이스라엘, 요르단, 쿠웨이트, 미국령 사모아, 모리셔스 등 13곳은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 싱가포르와 이라크까지 한국발 여행객 입국을 제한하면서 세계적으로 '한국 공포증'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외교부가 다른 나라의 한국인 입국 조치를 막을 수는 없지만, 사전 공지 및 사후 관리를 제대로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지난 22일 한국을 최근 14일 이내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 금지를 결정하고, 코로나19가 발병한 성지순례 그룹과 접촉자 등에게 자가 격리를 하도록 했다.
당시 이스라엘에 발이 묶였던 한국인 관광객 A씨는 지난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외교부, 대사관 등에서) 문자가 따로 온 건 없다. 저희가 너무 답답해서 어제 한국 외교부에 연락을 했다"며 "한국에 전화를 했더니 그분이 여기 상황을 전혀 모르면서 마치 아니라고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 밝혔다.
모리셔스 정부도 외교부와 사전 협의 없이 23일(현지시간) 자국에 도착한 한국인 관광객 34명에 대한 입국 허가를 보류하고 병원으로 이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