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숨진 뒤에야 "이래도 돼?" 수사 지적...'정보 유출' 경찰관 파면[뉴스속오늘]

이선균 숨진 뒤에야 "이래도 돼?" 수사 지적...'정보 유출' 경찰관 파면[뉴스속오늘]

박다영 기자
2026.03.21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4년 3월 21일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이었던 A씨가 고(故) 이선균 관련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사진=머니투데이 DB
2024년 3월 21일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이었던 A씨가 고(故) 이선균 관련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사진=머니투데이 DB

2024년 3월21일.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 경찰관은 숨진 배우 이선균 마약 투약 의혹 수사 진행 상황을 담은 자료(수사 진행 보고서)를 사진으로 찍어 기자들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가 빼돌린 자료에는 이선균을 비롯해 그와 관련한 대상자 이름과 전과, 신분, 직업 등 인적 사항 빼곡히 담겨 있었다.

세 차례 소환 조사…간이시약 검사는 음성

2023년 10월 20일 '40대 남자 배우 L씨'가 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찰 내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서 배우 L씨는 이선균으로 추정됐다.

온갖 추측이 나도는 가운데 소속사 호두앤유 엔터테인먼트는 보도 다음 날 배우 L씨가 이선균이 맞다고 인정했다.

경찰은 내사 단계일 뿐 혐의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 이선균을 입건했다. 그는 이후 같은 해 10월28일, 11월4일, 12월23일 세 차례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진행된 간이 시약 검사와 정밀 검사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선균은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해달라"는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세 번째 소환 조사를 받고 나흘 뒤인 12월27일 이선균은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결국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수사 보고서 외부 유출…징역형 집행유예
2024년 3월 21일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이었던 A씨가 긴급 체포됐다./사진=뉴스1
2024년 3월 21일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이었던 A씨가 긴급 체포됐다./사진=뉴스1

이선균이 숨지고 나서야 경찰 수사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그가 비공개 소환을 요구했으나 경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세 차례에 걸쳐 포토라인에 섰던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런 가운데 그의 수사 정보가 유출된 사실도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유출된 보고서는 인천경찰청 마약수사계가 작성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외부에 유출한 30대 A 전 경위는 마약 범죄와는 관련 없는 인천경찰청장 부속실 소속이었다. 그는 해당 보고서를 사진 촬영해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 전송했다.

인천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거쳐 성실 의무와 비밀엄수 의무 등을 어긴 책임을 물어 A 전 경위를 파면 처분했다. 파면은 경찰 공무원 징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위다.

수사 과정에서 A 전 경위는 혐의를 인정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자료를 받은 기자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 전 경위는 수사 관련 개인정보를 두 차례 누설했고 기자는 그로부터 받은 정보를 다른 기자에게 누설해 국민 신뢰를 침해하는 범죄를 저질러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들은 잘못을 인정했고 범행이 수사에 실질적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았다"며 "A 전 경위는 경찰 공무원으로 10년간 성실히 근무하다가 이 일로 파면당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파면된 A 전 경위는 인천경찰청장을 상대로 파면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하고 상고하지 않아 확정됐다.

경찰, 재발 방지책 마련…수사 정보 유출시 해임·파면까지

경찰은 이선균 사망사건을 계기로 수사 정보 유출 재발 방지책을 마련했다.

강한 보안성이 요구되는 수사정보가 새거나, 이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할 경우 해임·파면까지 징계 수위를 높였다. 수사정보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 기존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위의 징계에 그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이 선제적으로 수사를 의뢰하고 당사자를 즉각 직위해제하기로 했다. 유출자가 수사 부서에서 근무했을 경우에는 해당 부서에서 퇴출당하고 다시는 수사 부서에 지원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내부정보유출방지(Data Loss Prevention)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저장·전송한 경로 등을 추적해 감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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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영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박다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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