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반성없이 넘어가면 믿을 국민 하나 없어"

강주헌 , 유효송 , 김예나 기자
2020.04.19 18:50

[the300][대한민국4.0, '대변혁'으로 가자][1회]⑤전문가들이 보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문제점과 해법

[편집자주] 대한민국이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 국민들은 전대미문의 위기 속 생존을 걱정한다. 더 이상 예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 정부를 비롯해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다가오는 미지의 세계를 준비해야한다.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한다. 타락한 진영의식 때문에 논의 테이블에서 배제된 정치·경제적 과제, 계층·계급·진영간 심화된 대립·대결 구도와 사라진 사회적 대타협, 모두가 동의하면서도 눈앞의 이해관계 때문에 중·장기 과제라는 딱지를 붙여 밀어놓은 개혁 이슈…. 이제 대한민국이 모두 모여 미뤄놨던,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과제를 논의하고 제도화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 ‘대한민국4.0, 대변혁으로 가자고 제언한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12월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19.12.25/뉴스1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비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도입에 대한 부작용은 여야 모두 경험했다. 연비제가 만들어낸 미래한국당도 21대 총선이 끝난 뒤 선거법 개정의 목소리를 냈다.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으로 창당됐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지난17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끝낸 뒤 "처음부터 반대해 온 편법, 겹겹이 쌓인 누더기 선거법 재개정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미래한국당에 맞서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을 만들 때 반대의 목소리가 적잖게 나왔다. 선거법 개정을 주도한 여당이 비례정당을 만들면 원칙을 저버려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었다. 김해영·박주민 최고위원, 박용진‧조응천 의원 등이 비례연합정당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연동형 비례제도의 취지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니라고 말한다. 연동형 비례제는 소선거구제 하에서 지역구 의석수로 대표성이 왜곡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다만 정치권이 '게임의 룰'인 선거제도를 기존 방향에서 보완을 해나갈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논의할지 합의과정을 통해 찾아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21대 총선에서 거대양당이 비례정당을 만든 것에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과 별개의 문제"라며 "제도를 보완하면 위성정당을 막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제도를 우회하고 악용하려 하는 주체가 있으면 아무리 제도를 꼼꼼히 만들어도 계속 문제는 생긴다"며 "합의를 기존 정당이 지킬 의지만 있다면 제도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제도가 불비하더라도 주체의 정치적 실천 의지로 충분히 선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민주당이 정치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에 제도개혁에 동참했다가 '제도개혁연합'에서 이탈했다"며 "민주당이 연동형비례제 선거법이라는 취지에 아직도 동의하고 그 방향에서 개선을 할지, 원점에서 다시 선거법을 논의할지 천명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법으로 나타난 거대양당의 위성정당 다툼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실리를 위해 서로 상대 탓하면서 위성정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치현실을 무시할 수 없지만 명분과 취지를 스스로 훼손시키는 건 국민에게 참 면목 없는 일"이라며 "정부여당은 이 상황에 대해 다시 복기하면서 근본적인 논의를 할 때다. 이 문제에 대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넘어가면 앞으로 어떤 개혁을 말해도 국민이 믿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 또한 선거제도에 대한 정치권의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통합당 등 보수야당은 계속 연비제를 반대해왔고 취지 자체에도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선거를 앞두고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논의가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이 교수는 만일 20대 국회에서 당장 개정하기 힘든 상황이 생기더라도 논의의 싹은 틔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야당은 연비제를 유지하면 당장 참여하기 어려울 거고 합의를 이끌어가기 쉽지 않다"며 "모든 카드를 놓고 좁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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