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에 수습 방안을 마련 중인 미래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가닥을 잡았다.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에는 인물이 부족하다는 현실론에 다수 현역의원과 제21대 국회 당선인들이 뜻을 모았다.
통합당은 22일 오전 10시 최고위원회를 열어 전날 실시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당 진로를 발표한다.
통합당은 21일 오후 9시까지 당 소속 제20대 국회의원과 21대 당선자 등 총 142명을 대상으로 선거 패배를 수습할 지도체제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질문 내용은 '비대위체제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 중 하나를 택하는 방식이다. 당 중진에게는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이 직접 전화했다.
조사 결과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한 중진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려면 유력한 인사들이 부각 돼야 하는데 지금 우리 당에 누가 있느냐"며 "일단 비대위 체제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 '김종인 비대위'에 반감도 적잖았다는 얘기다.
통합당 관계자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되 내부 인사가 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많았다"며 "소위 '김종인 비대위'가 과반 의견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통합당 최고위가 비대위 체제 전환을 선언하되 비대위원장 등은 곧바로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통합당은 20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를 연이어 열었지만 지도부 공백 사태를 수습할 방법을 결정하지 못했다. 통합당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황교안 전 대표가 사퇴한 지 5일 만인 이날에서야 첫 의원총회를 열었다.
'김종인 비대위' 수용 여부가 관건이었지만 상당수 의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먼저 열린 최고위에서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는데 다수 의견이 모였다.
최고위원 중 이번 선거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5선 고지를 밟은 조경태 의원만 반대했다. 6개월 이상 계속되는 비대위가 아니라 빨리 전당대회를 열어 신속히 새 지도부를 세우자는 주장이다.
의총을 열자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영남, 충청, 서울 등 지역을 떠나 의원들 전반적으로 외부인사에게 또 한번 당의 운명을 위탁하는데 거부감이 컸다.
서울에서 아깝게 낙선한 김선동 의원은 "반성해야 할 사람들은 자기가 안다"며 "왜 회초리를 맞으며 남이 시키는 것을 하느냐"고 말했다.
전날 처음으로 '김종인 비대위'에 공개 반발한 김태흠 의원도 "새로운 방향과 새로운 목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지만 외부 인사 데려다가 당을 맡기는 건 주체성도 정체성도 없고 확고한 의지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대행은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당의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의원들, 새 당선자들까지 해서 전체 의견을 최대한 취합해서 그 의견에 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