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미세먼지 저감과 대기오염물질에 취약한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어린이 통학용 LPG 차 전환 사업’ 집행률이 10%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치원 등이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LPG 차량으로 ‘전환’ 할 때만 보조금을 주고, 코로나19(COVID-19)로 기관 사정이 악화되고 있어 실제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어린이 통학차량 LPG차 전환지원 사업 집행 실적은 지난 7월 기준 17.2%에 불과했다. 환경부는 올해 지원 규모를 150억원(대당 500만원), 계획 물량을 6000대로 설정했지만 집행 실적은 1031대에 그쳤다.
환경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사업 지원대상인 유치원, 어린이집 등 휴원 및 폐원으로 인한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사업을 시작한 2017년 5월을 기준으로 전국 어린이 통학 차량 약 8만대 가운데 7만 8000여대(97%)가 경유차다. 이 중 10년 이상된 노후 경유 차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유차는 LPG차보다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물질인 질소산화물이 93배가량 많이 배출돼 성인보다 호흡량이 많은 어린이는 대기오염물질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 어린이 통학용으로 사용되는 2009년 이전 등록된 15인승 이하 소형 경유차를 폐차하고 신규로 LPG 차량을 구입 시 1대당 지원금 500만원(국비5:지방비5)을 지급하고 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는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그린뉴딜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친환경 모빌리티’를 꼽았다. 정부는 어린이 통학차량 LPG차 전환지원 사업 규모를 올해 6000대(150억원)에서 2023년 2만대(500억) 수준으로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어 2025년까지 총 8만 8000대의 어린이 통학용 경유차의 LPG차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 환경부 어린이통학차 지원사업에는 '노후 경유차 폐차'라는 조건이 있다. 전기나 수소차 보조금과 달리 어린이 통학 차량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11년 이상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신규로 LPG 차량을 구매할 때만 적용된다.
역으로 노후 경유 통학차를 가지고 있어야만 친환경 통학차 구매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으로도 볼 수 있다. 때문에 중고차 매각 대금을 포기하고 폐차를 선택하는 어린이 시설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이유다. 결국 환경부의 소극적 정책대응으로 경유 신차 판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경유차 감축은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 사업의 한 축인 만큼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용기 의원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들은 실효성이 담보되고 빠르게 추진되어야 한다”라며 “어린이 건강보호와 미세먼지 감축이란 사업 취지에 맞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사업의 목적 달성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