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직(특고)이 포함된 용역제공자 사업장 중 92%가 개별 소득 파악에 활용되는 과세자료를 당국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과세당국이 특고 종사자의 실제 소득 수준과 추이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는 주된 이유라는 지적이다.
다음달 지급을 앞둔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다. 당정이 피해 계층을 중심으로 더 넓고, 더 두텁게 선별 지원한다고 예고한 점을 고려하면 제대로 된 소득 파악 없이 부실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목소리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고 등 용역제공자 관련 사업장 1만2763곳 중 과세자료를 제출한 곳은 964곳(7.6%)에 그쳤다.
소득세법 173조에 따르면 용역제공자에 사업장을 제공하거나 용역을 알선·중개하는 자는 매해 2월말까지 용역제공자의 과세자료를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대리운전 기사, 소포배달원, 간병인, 골프장경기보조원, 가사도우미, 수하물운반원, 중고자동차판매원, 욕실종사원 등이 적용 대상으로 16만2000명 규모로 국세청은 파악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중고차판매 관련 사업장의 과세자료 제출 비율이 1.7%로 가장 낮았다. 사업장 4406곳 중 과세자료를 제출한 곳은 77곳에 그쳤다. 이어 대리운전(3.6%), 욕실종사(9%) 소포배달(9.5%), 가사도우미(9.6%), 간병인(17.9%), 골프장경기보조(36.8%) 관련 사업장의 제출 비율도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세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국세청은 골프장경기보조 등 주로 현금 거래를 하는 상당수의 특고 종사자 소득 파악을 위해 사업장 등에 과세자료 협조를 요구하나 사업장이 대체로 응하지 않아서다.
4차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우려 목소리도 높아진다. 당정은 소득 파악이 어려운 특고 종사자, 플랫폼노동자, 노점상 등 상당수가 지원 사각지대에 놓였다며 4차 재난지원금을 통해 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근거 없는 묻지마식 지원이 이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7% 수준의 과세자료 제출 비율을 고려하면 고소득 특고 종사자가 4차 재난지원금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피해계층을 집중 지원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전국민 고용보험 적용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하나 이 역시 실효성 문제에 부딪힌다. 용역제공자의 소득파악 주기를 매년에서 분기별로 단축하는 내용인데, 과세자료를 1년에 한번도 내지 않는 사업장이 분기별로 제출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사업장에 과세자료 제출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소득세법 개정안에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은 현행법과 같이, 사업장이 과세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했으나 벌칙조항이 없어 실효성 문제를 개선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유경준 의원은 “전국민 고용보험을 위해서는 소득 파악이 관건”이라며 “과세자료 제출 비율이 7% 수준인데 신고 주기만 단축한다면 오히려 해당 비율이 더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실효성 있는 소득정보 파악을 위해 용역중개자에게 과세자료 제출 의무를 부과하고 불성실 신고 시 가산세 부과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