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철거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건의문을 국회에 전달했다. 관내 건설업에 대한 실태조사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해 '책임 행정'을 도모하고 유지·보수공사 업체 선정 시 담합 우려를 줄이는 내용이다.
대선 정국에서 이 지사의 강점으로 꼽히는 '행정 역량'이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 7월 의원 300명에게 '수술실 CCTV(폐쇄회로TV)' 입법 요청 서한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모두 17차례 국회와 경제계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행정가로서 존재감을 나타낸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전날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 등 국회 국토위 소속 여야 의원 30명에게 건설산업기본법과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촉구하는 입법건의안을 발송했다.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은 건설사업자에 대한 실태조사 권한을 건설 행위가 이뤄지는 관할 지자체에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해당 권한은 건설업 등록관청에만 부여된다. 국토교통부나 업체 사업이 등록된 지방자치단체가 국토부의 권한을 위임 받아 실태조사를 벌인다.
전국 건설현장이 제도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 이유다. 국토부는 인력과 행정력 부족으로 전국 단위 현장을 들여다보기 어려운데 지자체는 타 시·도 등록 건설업체를 실태조사할 권한 자체가 없는 셈이다. 이 지사는 "실제 시공한 사업자를 찾는 과정에서 타 시·도 등록 건설사업자가 나오면 실태조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광주 철거 참사'도 이같은 제도 사각 지대와 무관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원청 및 하청 기업은 서울 기업으로 당초 광주시의 실태조사 권한 밖에서 놓였다. 해당 사고로 건물 붕괴 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지사는 또 공동주택 유지·보수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을 바로잡는 취지의 '공동주택관리법' 개정도 건의했다. 전체 공사에서 부분적으로 사용되는 특허공법 등이 없다는 이유로 입찰 자격을 제한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일부 공동주택이 특허나 신기술 등 특정기술을 보유한 업체에게만 입찰 참가를 허용해 특허가 담합의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문제 의식에서다. 업체 선정에 대한 공정성이 높아지면서 주민 관리비 낭비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재명 지사가 행정 역량을 앞세워 점차 중앙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국내 최대 지방자치단체를 운영해본 행정가로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야권의 후보들과 차별화도 노린다. 이 지사는 성장 공약 등을 제 1공약으로 예고한 가운데 국민들이 체감 가능한 정책들로 바닥 민심에 다가간다고 공언했다.
'수술실 CCTV 설치' 입법 서한이 대표적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 7월 의원 300명 전원에게 해당 입법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의료법 개정안 발의로 이어졌고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 중이다.
또 △지난해 8월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176명 보낸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 인하 협조 요청 서한(24%→10%) △지난해 11월 3차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역화폐 지급 호소 서한 △지난달 6월 특수형태 청소년 보호를 위한 입법 마련 요청 서한 등도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사업 성과도 드러난다. 이 지사는 올해 3월 화성국제테마파크 건설을 계기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 토지공급계약 체결 감사 서한을 보냈다. 이 지사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국회와 경제계, 국제사회에 보낸 서한은 모두 17건에 달한다.
이 지사는 "아무쪼록 관련 제도가 마련되도록 의원님들께서 힘써주시기를 각별히 부탁드린다"며 "경기도는 국민들께서 일상 속에서 겪는 불공정을 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경기도의 정책들에 많은 관심과 협력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