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지 않으면 죽음…만 79세까지 최대 年70만원 학습 바우처"

서진욱 기자, 최민지 기자, 강동현 정치부 인턴기자, 구영완 정치부 인턴기자
2021.08.16 15:43

[the300][대한민국4.0 Ⅳ: 어젠다 K-2022]<4>질적·포용 성장을 위한 인적투자 방안 ②평생학습·직업훈련 혁신안

[편집자주] 2022년 3월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머니투데이가 공공정책전략연구소(KIPPS)와 함께 9회에 걸쳐 '대한민국 공론장'을 마련합니다. 어느 정파에도 얽매이지 않고 모든 후보와 정당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 어젠다를 발굴하는 좌담회를 진행합니다. 대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릴 맹목적 진영논리나 인기 영합의 흐름에 제동을 걸고, 여야·좌우를 넘어 미래를 위한 생산적이고 책임 있는 정책 대안 경쟁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저출산·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평생학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술혁신에 따른 일자리 전환과 장년층의 근로 수요 등 현안들에 대처하기 위해서 효과적인 평생학습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

'전 국민 학습안전망 구축' 등이 차기 정권 주요 과제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 현장학습 인프라 구축, 온국민 평생학습 바우처, 디지털 평생학습 플랫폼 등 다양한 방안이 제안됐다.

중소기업 '현장학습' 인프라 구축 필요…"막대한 투자로 숙련 일자리↑"
머니투데이는 공공정책전략연구소(KIPPS·킵스)와 함께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본사 대회의실에서 '전환적 기술혁신의 시대, 인적투자 방안' 좌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반가운 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신봉호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임재훈 전 국회의원(킵스 자문위원).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머니투데이는 공공정책전략연구소(KIPPS·킵스)와 함께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본사 대회의실에서 '전환적 기술혁신의 시대, 인적투자 방안' 좌담회를 열었다. 먼저 평생학습·직업훈련 혁신 정책에서는 중소기업의 현장교육 강화가 우선 정책으로 꼽혔다.

신봉호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배울 것이냐 말 것이냐'는 선택이 아니다. 배우지 않으면 죽음이다"며 "지나간 지식은 노후화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새로운 국가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특히, 중소기업 근로자가 현장학습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게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이라며 "'일 중심의 근무조직'을 '학습과 일을 함께하는 현장학습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대한 재원 투자는 불가피하지만 일자리 확보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신 교수는 "근로자가 근무 중에 학습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고용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 생산성이 높아지고 대량으로 지속가능한 좋은 숙련된 일자리가 늘어난다"며 "따라서 국가 재원이 막대하게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인건비 지원 강화다. 학습시간 확보 등을 위해 창출, 유지된 고용에 실질적인 고용지원금을 주는 내용이다. 신 교수는 "학습 투자는 시장실패의 영역"이라며 "국가적 차원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는데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습을 위해 고용하면 국가가 연간 1인당 2000만원씩 2년간 주자"고 제안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3조원이 넘는 돈으로 저숙련 저임금 일자리를 지원하는데 현장학습체제 구축 과정에서 생긴 일자리를 지원하면 부가가치가 높은 지속가능한 고숙련 고임금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주장이다. 신 교수는 " 학습하고자 하는 기업이 고용을 늘리고 중소기업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신봉호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지난 5일 머니투데이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환적 기술혁신의 시대, 인적투자 방안'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사업주 직업능력개발계좌제' 신설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현장학습 협력 시스템 지원도 다뤘다. 사업주 계좌제는 직업능력 학습 권한을 사업주에게 넘겨 맞춤형 교육훈련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사업주 주도 아래 실효성 있는 직업훈련을 전개하는 것이다. △기업: 경영에 필요한 역량 중심 교육 실시 △민간 교육훈련기관: 기업의 역량 개발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산업인력공단·고용노동부: 기업 및 민간 기관 지원 중심의 정책 환경 조성을 골자로 한다.

일하는 문화의 개선 필요성도 조명했다. 반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은 "학습 강화는 반드시 일터를 바꾸는 노력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수평적 조직 문화의 일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MZ 세대(1980~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의 동기 부여를 위한 조직 문화"라며 "자유 재량이 강조되는 조직 문화에서는 역량이 더 필요해진다. 현재는 일터에서 가지고 있는 역량도 못 쓰는데 뭘 더 가르치냐는 현실적인 비판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재정개편·통합정책으로 '학습안전망' 구축… "'온국민 평생학습 바우처' 도입하자"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가 지난 5일 머니투데이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환적 기술혁신의 시대, 인적투자 방안'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전 국민 학습안전망은 또 다른 중요한 축이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재정 개편, 통합 정책 관리가 필요하다 논의가 나왔다. 지금은 실업 보험금이 구직 활동을 조건으로 일정 기간 지급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실업자에게 자신이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평생교육 정책의 차별적 지원, 부처 간 칸막이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급격한 고령화가 개선 필요성을 높인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가 제시한 통계청의 지난해 조사를 보면 장년층(55~79세) 10명 중 9명은 은퇴 이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희망한다. 차별적으로 이뤄지는 평생교육 정책으로는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 평생교육 공백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배 교수는 "계층별, 집단별, 지역별로 큰 평생학습 격차가 존재한다"며 "취약계층 참여율이 저조해 경제, 문화, 복지 양극화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방의 경우 평생학습시설 자체가 부족해 은퇴 후 삶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정부의 평생학습 예산 부족과 부처 간 정책 조율도 미흡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용보험에서 직업능력개발기금을 분리하고 실업자의 구직급여를 교육훈련 급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반재정으로 인적자원개발기금을 조성해 직업훈련 강화, 대체인력 채용, 기술인력 개발 등에 투입하자는 아이디어도 논의됐다.

'온 국민 평생학습 바우처' 사업은 보편적 평생학습 체계 구축을 위한 대안이다. 만 25~79세 성인에게 매년 35만~70만원의 평생학습 바우처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재학생과 고소득 대기업 종사자, 전문직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평생학습 바우처는 학력보완, 직업능력 향상, 인문교양, 문화예술, 시민참여 등 분야에 사용할 수 있다. 전자 바우처를 발급받아 사용하는 형태로 대학과 전문대, 민간 교육기관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첫 해 지원 대상을 저소득층 144만명으로 정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저소득층 360만명 중 평생교육 참여율을 40%로 보고 추산했다. 재원은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기금과 교육부의 평생교육 예산을 합치고 평생교육 예산 1200억원을 증액해 1차연도 예산 1조80억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평생학습 기관에 대한 철저한 성과 평가가 기반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반 연구위원은 "대학과 민간 교육기관이 경쟁하면서 역량이 강화되려면 성과 평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현행 제도는) 최종 정책 목표는 성인들의 역량 강화인데 모니터링 없이 예산 투입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산·학 협력센터, 디지털 평생학습 플랫폼 구축해야"
반가운 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이 지난 5일 머니투데이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환적 기술혁신의 시대, 인적투자 방안'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날 좌담회에서는 대학 기반 평생학습 제도인 '지산학(地産學) 협력센터' 구축 방안도 다뤘다. 지역 대학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교류, 협력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기자는 구상이다. 지산학 협력센터는 대학과 지자체, 지역주민, 기업을 연계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아 지역주민 대상 평생학습 프로그램과 지역 산업체의 재직자 교육을 담당한다.

배 교수는 "지방에서도 최고의 학습을 받고 싶고 지역 공동체와 함께 움직이고 싶고 은퇴 후에도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구가 있다"며 "이런 걸 다 엮을 수 있는 핵심 키워드가 교육이다"고 설명했다.

임재훈 전 국회의원(킵스 자문위원)이 지난 5일 머니투데이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환적 기술혁신의 시대, 인적투자 방안'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디지털 평생학습 플랫폼 구축 필요성도 논의했다. 대학과 공공기관, 민간 기관 등이 제공하는 다양한 평생학습 콘텐츠를 탑재하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재 운영되는 K-MOOC(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늘배움, 지역 평생학습 정보망 등 관련 콘텐츠를 통합하고 전문기관에 운영·관리를 맡기는 분산형 공유 플랫폼 아이디어다. 디지털 평생학습 플랫폼에서는 개인별 학습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콘텐츠 추천과 학습이 가능하며 개인별 학습이력 관리 시스템도 제공한다. 단순히 교육만이 아닌 맞춤형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채용과 연계도 이뤄지며 구직할 때 지원 기업에 학습이력 전송이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하는 방식이다.

신 교수는 "기업이 죽고 일자리가 없으면 국민이 사라진다"며 "생존권을 위해 살기 위해 학습해야 한다. 교육으로 성공한 나라 정도가 아니라 죽지 않으려면 교육해야 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임재훈 전 국회의원(킵스 자문위원)은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한 대선 예비후보들이 출전했는데 이분들이 창조적 정책을 채택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대한민국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국민들이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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