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새 정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 경제수석에는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 사회수석에는 안상훈 서울대 교수, 정무수석에는 이진복 전 의원, 홍보수석에는 최영범 효성 부사장, 시민사회수석에는 강승규 전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현행 청와대 구조보다 간소화한 게 특징이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 이전'으로 상징되는 제왕적 대통령제 개혁의 취지에 맞춰 대통령실도 가능한 소수 정예화한다는 계획이다. 몸집은 줄이고 기동성은 키워 실제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이같은 내용의 '새 정부 대통령실 인선'을 발표했다. 현행 청와대의 3실(비서실·정책실·국가안보실)·8수석(정무·국민소통·민정·시민사회·인사·일자리·경제·사회) 구조를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간소화했다.
윤 당선인의 '작지만 효율적인 대통령실'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윤 당선인은 실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중심으로 소수 정예화된 참모진을 꾸리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혀왔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13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대기 전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명했고 이날 후속 수석비서관 인선을 발표했다. 권위적 인상을 주는 '수석비서관' 명칭 변경도 당초 검토됐지만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해당 업무에서 각 부처를 통합 조율하는 역할 자체는 필요한데 굳이 억지로 이름을 바꾸는 건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관심을 모았던 경제수석 자리에는 김 비서실장 내정자가 최상목 전 차관을 강하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실장을 폐지하는 등 대통령실을 줄이는 만큼 능력있는 경제통이 더욱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회견에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도 함께 했다.
장 실장은 최 내정자에 "한국은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경제 문제가 산적해있다"며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데 자타가 공인하는 거시경제와 금융정책 안목을 갖춘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사회수석에는 새 정부의 사회정책 밑그림을 그려온 안상훈 교수가 시민사회수석에는 다방면의 경험을 갖춰 소통의 적임자로 꼽히는 강승규 전 의원이 각각 낙점됐다.
홍보수석에는 30여년 기자 경력과 기업 경험까지 두루 섭렵한 최영범 전 SBS 보도본부장이, 정무수석에는 폭넓은 정계 네트워크를 갖춘 3선 의원 출신의 이진복 전 의원이 최종 선택됐다. 대통령실의 '입'을 책임질 대변인은 윤 당선인의 외신 대변인을 맡아온 '외교통' 강인선 전 조선일보 기자가 맡는다.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과 국가안보실에서 호흡을 맞추게 될 1차장과 2차장은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신인호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기존 1차장이 국방, 2차장이 외교 담당으로 편제됐지만 이번에 역할이 교체됐다.
이와 관련해 장 실장은 "지금은 안보와 국방이 외교와 뗄레야 뗄 수 없다"며 "지금 대한민국 외교가 너무 어려워져 있고 정상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1차장(외교정책)과 2차장(국방)을 이렇게 역할분담했다"고 설명했다.
김성한 내정자는 "우리는 현재 포괄안보 시대에 살고 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주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사이버 안보 문제라든지 기후변화, 에너지, 첨단기술의 보존문제, 글로벌 공급망 문제라든지 이런 새로운 이슈들이 우리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도 있는 그런 안보 문제가 급하게 부상을 하고 있다"며 "국가안보실도 원래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을 군사안보전문가가 맡아서 처리를 해왔지만 직제를 바꿔서 외교안보 전문가가 1차장을 맡고 1차장이 NSC 사무처장을 맡아서 포괄안보적 관점에서 안보문제를 다루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직제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경호처장은 일찌감치 내정된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다. 장 실장은 "(그동안) 행정부가 청와대의 뜻을 집행하는 기관에 머물렀다. 그래서 좀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정책들을 집행하고 수립할 수 있도록 대통령실은 조율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차원에서 슬림화했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대통령실을 150명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일각의 추측에 "숫자에 딱 맞추다보면 업무가 미비해 질수 있다"며 "행정부에서 좋은 분들을 모시고 당에서 또 국회에서 이런 정무적 기능과 정책적 기능을 잘 조화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청와대 인력의 1/3에도 못 미치는 150명보다는 인력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비서실 산하 2부속실 폐지 공약과 관련해서는 "1개 부속실로만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2부속실 폐지 공약은 지키겠다는 얘기다.
장 실장은 "기본적으로 외국 원수가 오시면 영부인의 일정이나 이런 것들을 보좌해야한다"며 "부속실에서 특별한 전임자나 담당자를 두기보다는 부속실에서 포괄적으로 대통령 영부인과 대통령을 함께 보좌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수석실 확대 개편 이유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때문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고 대통령실로 나와서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국정방향에 대해 좀 더 가깝게 국민들께 설명드리겠다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날 인선에서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당선인에게 건의한 과학교육수석이 빠졌다. 이에 대해 장 실장은 "굳이 수석이라고 따로 만들어서 할 시점은 아니다"며 "필요성을 인정하되 좀 더 지켜보면서 대통령실은 필요에 따라 조금 늘리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수석비서관 인선에 대해서도 "지명된 수석들과 의논해서 곧 발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비서관도 슬림화 기준에 맞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