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개 기업·단체 이끌고 간 李 대통령, 오찬 파격 초청한 모디 총리

54개 기업·단체 이끌고 간 李 대통령, 오찬 파격 초청한 모디 총리

뉴델리(인도)=김성은 기자
2026.04.21 00:19

[the300]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열린 모디 총리 주최 오찬 및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0. bjko@newsis.com /사진=최동준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열린 모디 총리 주최 오찬 및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0. [email protected] /사진=최동준

대기업 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중견·중소기업인들까지 이끌고 인도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국빈 오찬에 주요 기업인을 초청하는 파격 제안을 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한국과 인도 간 경제 협력의 질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계기가 될지 주목됐다.

모디, 국빈오찬에 韓 기업인 초청 파격 제안…기업인들과 직접 소통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인도 총리 오찬 및 한-인도 경제인 대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4.20.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인도 총리 오찬 및 한-인도 경제인 대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4.20. [email protected] /사진=고범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0일 인도 뉴델리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인도 국빈 방문에는 글로벌 위기 상황 속에서도 국내 54개 기업과 단체에서 200여 명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며 "당초 양국 기업이 참여하는 한-인도 경제인 대화를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직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모디 총리는 양국 정상이 경제인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하자고 제안했다. 우리 정부가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정부 인사들 간 외교 행사인 국빈 오찬에 기업인들을 초청한, 형식을 파괴한 매우 이례적인 행사가 개최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에는 정부 공식 수행원 외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 이형희 SK 부회장,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인도 측에서는 아난트 고앤카 RPG그룹 회장, 사잔 진달 JSW 그룹 회장, 아카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JIO 회장 등 15개 기관·기업에서 참석했다.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기업인들은 그간의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넘어 조선, 철강, 에너지 등 산업으로의 협력 저변 확대, 인도의 AI(인공지능), IT 역량과 한국의 제조역량 간 융합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는 설명이다.

삼성그룹 측은 "현지 기업이 되겠다는 자세로 진출했다"며 "앞으로 첨단제품 생산과 혁신 R&D(연구개발)을 인도 현지에서 같이 하겠다"고 했ㄷ. 현대차는 신흥시장 종합 R&D 센터를 2028년 말 인도 완공 목표로 짓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는 인도 대표 철강기업 JSW와 함께 연 600만톤 규모의 고기능성 강재 생산을 위한 제철소 합작 건설을 추진 중이라 밝혔고 HD현대는 현지에서 중형 조선소 건설 투자를 검토 중이라 밝혔다. 효성은 현지에서 세계 1위 스판덱스 공장을 가동중이며 전력망 구축에도 앞장서서 산업용 펌프 공장을 건설, 인도 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이에 모디 총리는 "현대차의 자동차, LG의 가전, 삼성전자의 휴대폰은 인도인들이 모두 잘 알고 있고 포스코와 효성도 인도인들이 잘 아는 기업"이라고 했다. 아울러 HD현대의 조선, 삼성의 디스플레이, 네이버의 디지털, 크래프톤의 게임, GS의 청정에너지를 별도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모디 총리는 조선업, AI, 반도체, 청정에너지가 향후 10년간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며 인도의 '스케일'과 한국의 '스피드'가 결합하길 희망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실이 컨트롤타워 돼 한국 전담 데스크 설치할 것…애로사항 듣고 해법 찾겠다"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 시간)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한-인도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0. bjko@newsis.com /사진=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 시간)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한-인도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0. [email protected] /사진=

청와대가 이번 순방에서 다양한 규모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꾸린 것은 신성장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국가인 인도와 베트남에서 중소기업의 진출 물꼬를 트겠다는 판단도 깔렸다. 모디 총리가 국빈 오찬에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한 것은 우리 기업인들이 현지 활동 애로사항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인도는 경제 규모에 비해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크지 않다. 인도의 GDP(국내총생산) 규모는 4조달러가 넘어 세계 4위지만 한국과 교역규모는 250억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한국과의 교역규모 순위는 10위다. 중소기업들은 인도 진출시 합리성과 예측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김 실장은 "모디 총리도 소인수회담에서 나온 이 지적에 공감했다"며 "인도 총리실이 컨트롤타워가 돼 한국 전담 데스크를 설치하겠다고 하면서 한국 대통령실에도 인도 경제협력 전담반을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다"며 "이 대통령도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모디 총리는 조만간 한국 기업인들을 초대해 인도 진출에 대한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해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제자리걸음이었던 한-인도 경협…이번엔 다를까?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0. bjko@newsis.com /사진=
[뉴델리=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0. [email protected] /사진=

불안정한 무역 환경 속에서 안정적 공급망을 원하는 한국과 '선진 인도 2047' 비전을 내세워 경제 도약을 표방한 인도가 경제 협력을 공고화할 경우 윈윈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는 게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판단이다. 실제로 두 정상은 비공개 소인수회담에서 경제 이야기를 주로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40분으로 예정됐던 소인수회담이 80분 넘게 진행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외교를 하실 때 소인수회담이 길어지곤 한다"며 "그만큼 밀도 있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80~90% 경제 이야기에 치중됐다. 대통령께서 하시는 질문도 구체적이었고 전날(19일) 재인도 동포간담회에서 들은 이야기를 다 기억하시고는 중소기업이 겪는 애로사항들에 대해서도 다 물어보셨다. 앞으로 (한국과 인도 간 경제협력 내용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상호 호혜적 경제 발전의 필요성에 대해 진정성 있게 이야기를 나눈 만큼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이야기다.

한편 이날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부는 총 15건의 MOU(양해각서) 등 문건 체결을 했고 기업은 20건의 문건 체결을 했다.

김 실장은 성과에 대해 "(양국이) 에너지 자원 안보 협력 공동성명을 부속서로 채택하여 나프타, 석유제품 등 최근 자원 공급 불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며 "양국 정사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조기 타결을 목표로 한 한-인도 CEPA 개선협상을 재개하고 가속할 것'을 합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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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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