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징병제를 사회적 논의선상에 올리자는 주장이 11일 예비역 장성들과 정부 기관이 공동 주관한 포럼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 북한의 위협 와중에 출산율은 가파르게 떨어져 여성도 병역 의무가 부과돼야 한다는 것이다.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와 병무청이 공동 주관하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해 이날 열린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 발전 포럼' 관련 자료에 따르면 여성인력의 군 징집과 보충역 등 대체복무제도 점진적 폐지 등 현 병역제도 개선 방안 등이 포럼 주제에 올랐다.
남녀 간 성 갈등의 단골소재인 병역 의무를 변화시키는 방안까지 거론된 만큼 '인구 절벽'이 심각한 셈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9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 "남성만의 실질적 독박 국방의무 이행에서 벗어나 여성도 의무 이행에 동참하도록 법률개정이 돼야 한다"는 국민청원을 접하고 "국방의무를 남녀 함께 하게 해달라는 청원도 재밌는 이슈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원상의 '독박 국방의무'란 여성들의 육아 전담을 가리켜 '독박 육아'라고 칭하는 것을 비튼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군 인력 구조와 저출산율을 감안할 때 진지한 검토선상에 놓일 때가 됐다는 게 포럼의 주장이다.
이한호 성우회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지금 출산율이 0.78에 불과해 여성도 군 복무를 못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과거 출산율이 6을 넘어 여성 징집이 불가능했던 때와는 다른 환경이라는 것이다. 발표자인 최병욱 상명대 교수는 남성 위주인 징집 대상에 여성으로 확대하는 논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포럼 자료에 따르면 육군 기준 현역병 복무기간 18개월에 병력 36만5000여명인 현상태를 유지하려면 연간 약 26만명이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군 입대 가용 20세 남자는 2025년 기준 22만여명으로 4만명 쯤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최병욱 교수는 자료집에 '여성 선택복무제'로 심신이 강건한 남녀 모두를 징병해 12개월 복무 또는 6개월 복무시킨 뒤 12개월간 예비군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성의 의무복무 기간 진급 상한선은 일병으로 분대장 교육을 거쳐 분대장 재직시에는 상병, 병장으로 진급시키는 방안이다. 분대장급 이상에게는 학자금 지급 등이 제안됐다.
육군 기준 현재 18개월인 현역병 복무기간을 24개월까지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관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원은 현역병 복무기간에 대해 "2025년 육군 기준 36.5만여 명을 유지하기에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복무기간을 현 18개월에서 21개월 또는 24개월 등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여성 자원 입대제도도 거론됐다. 아울러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제도나 특기별 전문 병사제도도 제안됐다.
다만 국방부는 "여성 징집, 군 복무기간 확대, 대체복무 폐지 등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