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같이 자제합시다.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인데 이런 분위기를 잘못 만들면 계속 이어져 갑니다. 서로 참고 경청하고 자제해서 본회의장 분위기를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지난 2일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6선·대구수성갑)이 의원석을 향해 당부한 말이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를 마친 시점 여당석에서는 박수가, 야당석에서는 항의와 고성이 터져나오자 최다선 부의장으로서 던진 호소였다. 이날 야당은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해야 한다고 했고 여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 맞선다고 벼르며 국회 분위기는 시종일관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다.
21대 국회가 마무리되고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될 당시 정치권에서는 기대보다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다. 거대 의석을 가진 야당의 입법 강행과 21대 국회에서 이미 14차례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더 잦은 빈도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이 경우 여야간 소모전이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민생 문제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였다.
아니나 다를까 22대 국회의 첫번째 대정부질문은 낯 뜨거운 순간으로 남게 됐다. 지난 2일 국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은 여야 의원들 사이 막말과 고성, 항의 속에 정회됐다 다시 속개되지 못한 채 끝났다. 3일에는 채상병 특검법 상정과 동시에 여당이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 4일 예정됐던 대정부질문도 필리버스터 종결을 두고 여야 이견을 보이며 실시되지 못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북러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고물가·고금리 지속으로 서민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는 국민들 앞에서 정부를 상대로 현안을 따져 묻고 점검할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린 셈이었다.
22대 국회는 이미 지난달 5일, 임기 시작 후 처음 열린 본회의에서 집권 여당없이 야당만 참석한 채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이례적 기록을 남겼다. 여당의 불참 사유는 야당의 일방적 원구성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 이런 강대강 대치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 6선 중진 부의장의 우려처럼 22대 국회 역시 초반부터 만들어진 그릇된 분위기가 임기 내내 이어지는 역대 최악의 22대 국회가 될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