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죽을 힘 다하자" 했지만···아쉬움 남긴 첫 여야정 국정협의회

김성은 기자, 박소연 기자, 박상곤 기자, 이승주 기자
2025.02.20 19:56

[the300]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 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정 안정을 위한 국회-정부 국정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02.20. photo@newsis.com /사진=고승민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 열린 국정협의회에서 여야정 수장들이 머리를 맞댔지만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민생 회복을 위한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 관련 큰 틀에서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을 뿐 구체적인 진전은 이루진 못했다. 난제로 꼽혀온 반도체특별법, 연금개혁 문제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등에 대한 여야의 입장 차이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박태서 국회의장실 공보수석은 20일 국회에서 국정협의회가 끝난 후 브리핑을 통해 "추경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민생지원, AI(인공지능) 등 미래산업 지원 세 가지 원칙에 입각해 시기와 규모, 세부 내용은 실무협의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며 "연금개혁은 실무협의회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도체특별법도 깊이있는 논의를 진행했고 추후 실무협의에서 추가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가장 중요한 의제로 꼽힌 것은 추경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조차 국정협의회 비공개 회의에 앞서 "의장으로선 오늘 적어도 추경 편성에 합의했으면 좋겠다"며 "경제 전반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추경 합의는 국민이 가장 기다리는 소식일 것이다. 유연하게 대승적으로 죽을 힘을 다해 국민만 바라보며 결론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야는 그동안 추경 문제를 두고 대립해왔다. 민주당은 지난해부터 줄곧 대규모 추경을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달 말 까지만 하더라도 추경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국민이힘이 추경 신중론을 펼친 것은 민주당이 지난해 말 정부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삭감했는데 곧바로 추경을 논의하자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데다 민주당이 추경의 세부 내용으로 주장하는 '지역화폐'가 선심성 예산 남발이라 봤기 때문이다.

여당은 또 올해 상반기 중 전체 예산의 약 75%를 조기집행하는 방식 등으로도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봤다. 올해 1분기에 예산 조기 집행 효과를 살펴본 뒤 추경을 본격 검토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최근 여야가 추경에 합의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는데, 이는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우리나라 성장률에 잇따라 경고음을 울린데다 이 대표가 추경 편성을 위해서는 지역화폐 지급 주장도 접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다. 여당에서도 AI 산업 육성 방안 등을 중심으로 추경에 합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날 여야정은 두 시간 가까이 치열하게 논의했음에도 결국 의견차를 더 좁히는 데 실패했다.

반도체특별법에서도 여야정은 시작부터 물러섬 없는 태도를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주52시간 근로시간 특례조항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반도체특별법'이 아니라 '반도체보통법'에 불과하다'고 밝힌 데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이 대표는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언제나 낫다. 작은 진전이라도 이룰 수 있다면 전진해야지 합의가 어려운 조건을 붙여 끝까지 안하겠다 하는 건 국민들께서 흔쾌히 동의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골자로 한 반도체특별법 처리에서 그동안 쟁점이 됐던 것은 고소득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조항을 포함시킬지 여부였다.

정부와 여당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 조항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본 반면 야당은 총노동시간 연장에 따른 건강권 침해의 우려를 들어 이 조항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므로 나머지 인프라, 인재, 기금 지원 등 여야 합의된 내용부터라도 우선 처리하자는 입장이었다.

연금개혁 문제에서도 여야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국정협의회에 앞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에서조차 모수개혁안을 포함한 출생크레딧 등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세부 개선과제에 대해 논의했을 뿐 구체적 의견 접근은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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