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폭' 피해가구당 600만원 검토…생활비 명목, 총 10억 안팎 추산

김인한 기자
2025.04.17 16:15

[the300] '오폭' 피해주민들, 약 200개 가구에 생활안정지원금 지급 요구…軍, 주거지 잃은 12개 가구에 관사 제공

지난달 7일 오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KF-16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 인근의 가정에서 집주인이 망연자실 앉아 있다. / 사진=뉴스1

정부가 최근 공군의 민가 오폭사고와 관련해 '생활안정지원금'으로 가구당 600만원 지급을 요구해 온 주민들의 의견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가구의 범위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200개 안팎의 가구에 직·간접적 피해를 입었다는 주민 의견을 검토하는 단계다.

1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오폭 피해주민들이 약 200개 가구 내외에 생활안정지원 명목으로 600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생활안정지원금만 약 12억원 규모로, 일부 주민들은 생계유지가 어렵다며 더 많은 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배상 절차는 포천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생활안정지원금을 우선 지급한 뒤 국방부가 '재난 예비비'로 지자체 예산을 메워주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민가 오폭사고를 낸 공군과 관계부처인 국방부가 피해주민들에게 직접 배상할 법적 근거가 없어 우회 지원하는 형식이다.

군 소식통은 "피해주민들께서 300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총 2번 지원해달라는 요구를 검토 중"이라면서 "다만 주민들도 피해가구 범위와 지원금 규모에 대해 이견이 있어 추가 의견 수렴과 지원금 지원을 위한 법적 검토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군과 육군이 지난 1월23일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공군 전투기가 탑재한 MK-82 폭탄이 표적에 명중하는 모습. / 사진=공군

앞서 공군은 지난달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승진과학화훈련장 인근에서 KF-16을 이용한 MK-82 폭탄 투하 훈련 도중 표적과 약 10㎞ 떨어진 민가에 폭탄 8발을 떨어뜨렸다. 민가 오폭으로 민간인 38명과 군인 14명, 건물 196개동 등이 피해를 입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 14일 오폭사고 관련 수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조종사 2명의 좌표 오입력과 비행준비 점검 미흡 등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조종사 2명은 업무상 과실치상과 군용시설 손괴죄 혐의로 형사 입건된 상태다.

조사본부는 또 조종사를 지휘·감독해야 하는 부대장 2명이 실무장 계획서 미확인, 세부 훈련계획에 대한 감독 소홀 등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부대장 2명에 대해선 '조종사와 공범'이라며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국방부는 사고대책본부와 피해배상 관련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피해 복구를 지원 중이다. 오폭사고로 주거지를 잃은 12개 가구에는 군 관사를 임시주택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복구에 일정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관사 내 벽지 도배 등도 지원했다고 한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직무대행(차관)도 주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배상과 지원을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개로 포천시와 공군은 각각 안전진단업체, 손해사정업체와 계약하고 배상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안전진단업체가 약 2개월 동안 피해지역 가구 등 안전을 진단한 후 손해사정업체가 약 6개월 동안 손해배상 범위를 확정하는 형식이다. 국방부는 배상 절차를 연내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주민 피해지원과 주택재건 등의 보상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이뤄진다.

한편 경기도와 포천시는 각각 피해주민들에게 일상회복지원금 100만원, 재난기본소득 5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기 포천시 이동면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들이 대상으로 지난 15일까지 주민 신청이 이뤄졌다. 경기도는 직·간접적 피해주민을 약 59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달 7일 오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KF-16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의 가정집이 통제되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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