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을 위한 정부 정책이 종류도 많고 찾아보려면 머리에 쥐가 날 정도입니다. 육아 지원 정책도 온갖 종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물건보다는 차라리 통합해 현금이나 지역화폐 지원을 늘려주면 어떨까요? 현금을 지원한다고 하면 또 포퓰리스트 취급을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던 중 이같이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온라인을 통해 추첨·선발된 2030 청년 약 150명과 관계 부처 장·차관들이 자리했다. 두 시간 넘는 시간 동안 청년들의 진로탐색, 창업, 주거, 결혼 등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됐다.
자신을 세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서울 거주민이라 소개한 한 남성은 "이런 저런 복지의 파편화에 대한 내용을 기사로 접한 적이 있다"며 "결국 육아,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은 어떻게 보면 속물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결국 돈이다. 체감할 수 있고 소름 돋을 수 있는, 피부로 와닿는 그런 정책을 원한다"고 했다. '소름 돋을 수 있는'이란 말이 나온 대목에서는 좌중에서 웃음이 쏟아지기도 했다.
패널로 참석한 한 여성은 청년들이 겪는 열악한 주거 환경 문제를 지적하며 "우리나라는 주거 감독관 제도가 없다"며 "미국과 영국은 어떤 기준을 충족해야 임대도 할 수 있다. (제도를 도입하려면) 인력도 중요하겠고 주거가 공공의 책임이라는 인식도 있어야겠다. 대통령의 의지가 있다면 가능한 제도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반드시 (주택) 분양을 받겠다는 응답 비율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청년들이 임대주택에 살아도 괜찮다고 응답하는 비중이 늘었다고 하더라. 정말 그게 맞나"라고 물으며 "저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공공주택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는 방향을 이렇게 바꿀 건데 (공공임대주택) 위치도 역사 근처 등 제일 좋은데로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바꿀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거 감독관 제도 건의에 대해 "예전에 우리 부동산 조사 본부, 이런 것 만들려다 안되지 않았나"라며 "감독관 제도까지 하려면 이것도 꽤 규모가 큰 인력이 들텐데 (이것까지) 다시 검토해 보라"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아기를 낳고 싶지만 둘째를 낳을 경우 비용 등 현실적 고민이 있다는 한 참석자의 이야기를 듣고 "첫 아이를 낳은 뒤 둘째를 낳았을 때 받는 지원이 별로 차이가 없다"며 "셋째부터 대학 등록금 면제 등 파격 지원을 해주는데 둘째부터 차등적인 추가 지원을 해 주는 게 어떻겠나. 이건 공동체 존속의 문제다. (저출생으로) 지금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 (둘째 아이부터 지원을 늘리는 것을) 검토해 봐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2030 세대 젠더갈등과 관련해서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특별 지시를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본 자료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70.3%는 여성이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20대 남성의 70.4%는 남성이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더라. (양쪽 이야기가 모두) 일면 타당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취업하기까지는 여성이 좀 유리한 것 같다더라. 예를 들면 남성은 군대도 가야하는데 (취업시) 군가산점을 안주는 문제 등등을 이야기하더라"라며 "여성들은 취직한 다음에는 남자가 더 우대받는 상황이라고 하더라. 간부나 상사들도 다 남성 중심으로 조직돼 있고 유리천장이 실제로 있는것 같다는 이야기인데 일면 타당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원 장관에게 "(이 문제를) 관심갖고 지켜봐주지 못하니 안 그래도 (청년들이) 힘든데 그것까지 더해져 더 짜증나게 하는 게 있는 것 같다"며 "저는 여성들이 느끼는 차별감은 이해를 하는데 남성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건 대체, 구체적으로 그게 뭔지 조사를 하든지, 종합토론을 해서 시정할 수 있는 건지 전체적으로 알아봐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들에게 희망이 있는 사회라야 그 사회가 지속 성장·발전할 수 있다"며 "청년이 미래라고는 하는데 실제로는 미래라기보다 현실의 소모품처럼 취급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방향을 바꿔서 청년들이 희망을 갖는, 그야말로 미래가 있는 대한민국을 꼭 만들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