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 시작 전부터 '정책 실종·정쟁 과열' 우려

김도현 기자
2025.10.12 14:34

[the300]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국회 종합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상임위 복도가 답변을 준비하는 피감기관 관계자들로 붐비고 있다. 2024.10.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국회 국정감사가 13일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출범 직후 치러지는 탓에 여당은 윤석열정부의 과오를 드러내 내란 청산의 밑거름으로 삼을 방침이고 국민의힘은 이재명정부 실정을 부각할 계획이어서 정책보단 정쟁이 주를 이룬 국감이 될 전망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대법원) △정무위원회(국무조정실·국무총리실 등)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위원회(기획재정부) △국토교통위원회(국토교통부 등) △외교통일위원회(외교부 등) 등 주요 국회 상임위원회의 국감이 13일 시작된다. 이들을 시작으로 총 17개 상임위가 834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한 이번 국감은 내달 6일까지 진행된다.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가 가장 두드러진 시기여서 국감은 일반적으로 '야당의 시간'이라 불리지만 총선·대선에서 연이은 참패로 소수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이 기를 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더욱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갓 넘긴 시점에서 열리는 탓에 이번 국감 역시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형국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12·3 비상계엄 후 처음으로 열리는 국감이며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되는 마지막 국감이다. 정부 견제·비판이 약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 엮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문에 여야가 대립해 온 여러 정쟁 사안들이 이번 국감의 주된 의제로 자리하면서 시작 전부터 정책이 실종된 국감이 될 가능성이 크단 우려가 나온다.

국감 첫날 법사위의 대법원 국감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한 공방이 예상된다. 대법원장은 국감 출석 직후 이석하고 법원행정처장이 답변해 온 것이 관례였으나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불허하고 6·3 대선 직전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이 이례적으로 속전속결로 이뤄졌는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불출석할 경우 동행명령장 발부 및 고발 조치도 불사할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앞서 여당 법사위원들이 요청한 15일 대법원 현장국감을 수용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압박이 삼권분립 훼손이며 사법부 수장 소환에 걸맞게 행정부 수반인 이 대통령을 국감에 부르자고 맞서고 있으나 보이콧과 같은 항의 방법 외에는 견제 수단이 전무한 상태다.

조 대법원장 소환에 맞서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의 국감 증인 채택 및 출석을 요구 중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실장이 업무상 아무 문제가 없는데 (국감 증인으로) 불러야 하나. 국민의힘이 국감을 정쟁의 장으로 삼는다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문고리 권력' 등에 빗대며 공세를 계속해오고 있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은 방송통신위원회 폐지와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체포에 대한 당위성과 이재명정부 출범 후 이뤄진 한미관세협상 및 한미동맹 약화 등을 꺼내 들고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급에 따른 국가 재정 부담 확대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정부의 대응·대처 등을 관련 상임위 국감에서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다.

이에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에 협조한 전·현직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질타와 검찰·사법개혁에 반기를 든 기관들에 대한 매서운 질의를 펼쳐 나갈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예고한 공세에 맞대응하기 위해 윤석열정부 3년간 자행된 행정 공백과 세수 부족 등을 집중 추궁하는 방식으로 이재명정부를 적극 비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민주당은 200명이 넘는 기업인이 이번 국감 증인·참고인으로 채택된 것과 관련해 대기업 오너·CEO(최고경영자) 출석을 최소화하고 상임위 중복 출석을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감 증인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오너·대표 등에 대한 증인 최소화, 중복 출석 지양, 무한정 대기 관례 철폐 등이 당에서 생각한 3가지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감에 증인·참고인으로 소환된 경제인 명단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김범석 쿠팡 의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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