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가상자산 4조원 탈취"…'유엔 밖 北 감시' MSMT 보고서 발간

조성준 기자
2025.10.22 21:00

[the300]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행사 참가자들과 보장성원들을 축하 격려하고 대집단체조 및 예술공연을 함께 관람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13일 방영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10.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유엔 밖 대북 제재 감시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Multilateral Sanctions Monitoring Team)이 북한이 약 4조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해 현금화했다고 밝혔다. 북한 IT(정보기술) 인력이 해외로 파견돼 외화를 벌어들이고, 미국·한국 등 주요 국가로부터 정보·기술을 탈취한 사실도 보고됐다.

외교부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MSMT의 두 번째 보고서를 공개했다. MSMT는 이 보고서를 통해 유엔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북한 단체들과 가상자산 탈취, 가짜 IT 사업, 사이버 첩보 활동 등을 포함한 북한의 사이버 활동 등을 다룬 보고서와 MSMT 11개 참여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북한의 주요 사이버 조직 정보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 및 세탁 △북한의 해외 IT 인력 활동 △북한의 정보 탈취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MSMT는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28억4000만달러(한화 약 4조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했으며 올해 들어서만 약 16억5000만달러 규모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 가상자산을 중국·러시아·홍콩·캄보디아 등 제3국에 소재한 해외 브로커들을 통해 현금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탈취한 가상자산 약 11억9000만달러는 2024년 북한 전체 외화 수익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이러한 수익 창출을 위한 사이버 활동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MSMT는 이 조직들 대부분 유엔 제재 대상 단체인 △정찰총국 △원자력공업성 △군수공업부 등의 산하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MSMT는 "북한은 이들 가상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상 이전이 금지된 무기 및 관련 물자, 금·구리와 같은 원자재 거래에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IT 노동자들은 해외에서 활동하며 지속적으로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노동자는 지난해 기준 약 5000억~1조1000억원을 북한에 가져다준 것으로 추정된다. 안보리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 고용금지·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MSMT는 "노동자들은 유엔 제재 대상 단체의 하위기관으로 소속돼 소득의 절반가량을 북한에 송금하고 있다"며 "이들은 미국 및 유럽의 △AI △블록체인 △웹사이트 개발 △방위산업 △정부 관련 업체 등의 일감을 수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와 함께 사이버 공격을 통해 미국·한국·중국·영국 등의 군사·과학·에너지 관련 정보와 기술 등도 탈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MSMT의 이번 보고서 발간은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세탁과 IT 인력 활동 과정에서 드러난 다양한 유엔 대북 제재 위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하고, 북한 사이버 활동의 수법과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 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MSMT는 2009년 북한의 제2차 핵실험에 대응해 출범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 조직됐다. 대북 제재 위반 행위를 모니터링·기록하는 전문가 패널의 임기는 안보리의 투표로 관례로 매년 1년씩 연장돼 왔는데 지난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임기 연장이 무산되며 해체됐다.

이에 한미일 3국 주도로 지난해 10월 유엔 외부에 MSMT가 출범했다. MSMT엔 한미일 외에도 영국,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 11개국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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