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을 맞아 21개 회원국 외교·통상 장관들이 참석한 'APEC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AMM)의 공동성명이 정상선언과 함께 채택됐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WTO(세계무역기구) 관련 언급은 이번 2025 APEC 정상회의 결과물인 '경주 선언'에선 빠졌지만, 외교·통상 장관들의 공동성명엔 포함됐다.
APEC 21개 회원 외교·통상 장관들은 1일 합동각료회의 결과물을 담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무역 현안을 진전시키는 데 있어 세계무역기구(WTO)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며 "WTO에서 합의된 규범이 글로벌 무역 촉진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번 AMM 공동성명은 올해 APEC 주제 및 중점과제인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Connect, Innovate, Prosper)'을 중심으로, 14개 분야별 장관회의 및 고위급대화 등 APEC 산하 회의의 주요 논의와 성과를 포괄했다.
특히 정상들이 천명한 비전과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논의 내용이 반영됐다.
구체적으로 '연결' 분야에서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회원국들은 글로벌 무역 환경이 직면한 근본적 도전에 대해 우려를 공유하고, WTO 규범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WTO의 포괄적 개혁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WTO 전자적 전송물 무관세 관행(모라토리엄)이 디지털경제 성장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혁신' 분야와 관련해 회원국들은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경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역량 강화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모두가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역내 온라인 스캠 범죄 증가가 디지털 전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번영' 분야에서는 해양, 식량안보, 에너지, 중소기업, 보건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재확인하고 포용적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회원국들은 우리나라가 주도해 설립한 '미래번영기금'을 환영했다. 해당 기금은 청년세대의 역량 강화와 경제적 참여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당초 지난달 31일 자정 마감을 목표로 했던 문안 협상은 새벽까지 수차례 고비를 넘긴 끝에 이날 오전 7시30분쯤 최종 타결됐다고 한다. 자유 무역 가치를 담는 것에 대한 미국, 중국의 이견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APEC은 중국이 의장국을 맡으며, 2027년엔 베트남이 APEC 의장국을 수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