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았다. 별도의 기자간담회 대신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과 소방의 날 맞이 격려 방문 등 일상 업무를 이어간 정 대표를 두고 당 안팎에선 단기간에 여러 개혁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정 대표가 자주 언급해 온 '원팀 민주당', '당정대 원팀' 등의 실현은 미완의 숙제로 남았단 반응이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 소재 유기견 보호소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 100일이지만 99일이든 101일이든 큰 의미는 없다. 주변에서 100일 맞이 기자간담회 등을 (권유했으나) 오늘은말(言) 대신 일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과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고 제63회 소방의 날을 맞아 용인소방서 백암119안전센터를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정 대표를 대신해 지난 100일을 '정청래 민주당'의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어느 정부든 출범 초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지만 이재명정부는 개혁에 더해 내란 청산이란 막중한 임무까지 부여받은 최초의 정부"라며 "(정 대표는) 무너진 민생을 회복하고 경제성장의 디딤돌을 놓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이재명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해 취임 후 하루하루 혼신을 다했고 오늘도 그런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 대표 취임 100일간) △내란 청산을 위한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 개정안 통과 △3대 개혁(검찰·사법·언론) 과제별 당내 전담 특위 구성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2차 상법개정안 처리 3차 상법개정안 추진 △노조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및 양곡관리법 등 농업 4법 처리 등의 (입법)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또한 "캄보디아에 재외국민 안전대책단을 급파하고 교민 안전 대책을 지원했다. 당원주권정당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100% 당원 경선을 추진 중"이라며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기 위해 고위당정협의회·실무당정협의 등 긴밀한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성과 확산과 한미관세협상 후속지원위원회 설치도 이뤘다"고 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정 대표의 취임 100일을 어떻게 평가하느냔 물음에 "(정 대표는) 취임 이래 전광석화같이 개혁 입법에 대한 기준과 범위를 (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고자 했다"며 "전체적인 (당면 현안에 대한) 조율을 통해 이번 국정감사서도 (당을 잘)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차마) 100점을 드릴 수 없어 98점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이런 긍정적 평가와 더불어 여러 우려와 과제들도 지적된다. 정치권에선 정 대표가 여당 대표임에도 여전히 '야당 공격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단 점을 우려한다. 취임 직후 "국민의힘과 악수조차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시작으로 여전히 야당을 적대시하는 행보와 태도를 유지 중이란 것이다.
이같은 점이 당내 지지층의 호응을 이끌고는 있지만 협력·협치를 강조하는 등 외연 확장을 강조해 온 이재명 대통령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정치적 행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0%로 조사됐다. 대선 직후 46%였던 것과 비교하면 6%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당내 일각에선 정 대표가 과도하게 자기 정치에 나서고 있으며 당 대표 취임 후 호남 출신 인재들을 대거 당내 요직에 앉히는 과정에서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을 배척했다는 평가를 받아 '원팀'으로 대선을 치른 민주당이 분열하고 있단 비판도 제기된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체제에선 원팀이라고 할 필요가 없었다. 그야말로 원팀이었기 때문"이라며 "정 대표가 취임 후 원팀을 줄곧 강조하는 것은 본인이 느끼기에도 대선 전과 같은 원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있고 8월에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당 대표 선거가 실시된다"며 "지금의 미세한 균열이 분열로 이어지지 않게 봉합하는 것이 정 대표의 남은 숙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