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전담하는 국회 외교 채널인 한일의원연맹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규탄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양국 간 안보 대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 의원연맹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합동총회를 열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는 "증대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강력히 규탄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해 한일 양국 정부에 더욱 긴밀한 연계를 요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양측은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 등 인권·인도적 현안을 계속 국제사회에 알리고, 각국 정부에 적절한 조치를 촉구하기로 했다.
일제 강점기 현안에 대한 협력도 명시됐다. 일본 사도 광산과 조세이 탄광 문제와 관련해 피해 당사자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대화를 이어가고, 조세이 탄광 유골 발굴과 관련해서는 양국이 DNA 정보를 공유해 신원 확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국 국회가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에 강제 동원됐다가 전범으로 처벌된 한국인 구(舊) 'B·C급 전범'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도 일본에서의 입법 조치를 포함해 양국 국회가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인도적 협력 의제도 다뤘다. 한국 목포의 복지시설 '공생원'이 2028년 개원 100주년을 맞는 것을 계기로 유엔(UN)에 '세계 고아의 날' 지정을 촉구하는 특별 결의도 채택했다.
경제·안보·첨단산업 협력 강화 방침도 포함됐다. 양측은 반도체·디지털·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의 기초연구와 기술 개발, 인재 양성, 청년 고용 촉진을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 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두 나라의 특성을 고려해 공급망 안정화와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경제·안보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일·일한 의원연맹 합동총회는 매년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열리는 양국 최대의 정례 의회외교 행사다. 2023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렸으며, 지난해 서울 개최는 한일 양국의 정치적 상황으로 무산됐다.
이날 합동총회에는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 40여 명과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 25명이 참석했다. 개회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주호영 한일의원연맹 회장, 나가시마 아키히사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등이 함께했다. 방한한 일한의원연맹 대표단은 오는 17일 귀국한다.
주호영 한일의원연맹 회장은 이날 "한일 양국 정상이 바뀐 이후 처음 열리는 총회를 통해 양국 관계에 의미 있는 진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갈등과 긴장을 넘어 서로 간의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내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