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하 반도체특별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야 간 완전한 합의 아래 연내 국회를 통과할지 주목된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회에 따르면 여야는 이르면 내주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다시 반도체특별법에 대한 합의를 시도한다.
더불어민주당 산자위 간사 김원이 의원은 이날 오전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 통화에서 "반도체특별법은 27일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는다"며 "산자위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른 후 본회의로 보내겠다는 의지가 여야 모두 매우 강하다"고 했다.
여야는 쟁점인 반도체산업 주 52시간 근로 규제 적용 제외 문제를 두고 지난해 6월 법안 발의 이후 1년 이상 줄다리기를 벌여 왔다. 반도체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52시간 제외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이를 명분으로 여당의 법안 처리에 제동을 걸어 왔다.
미국과 대만, 중국 등 경쟁국들은 고연봉 근무직에 근로시간 제한을 두지 않거나(화이트칼라 이그젬션) 24시간 3교대 R&D(연구개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특별연장근로 등 이미 시행되는 특례로 충분히 근무시간 보완이 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반도체 산업 육성 명분도 중요하지만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52시간 적용 후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평행선을 그리던 여야는 내년 1월14일 반도체법 패스트트랙 시한을 코앞에 두고 합의 쪽으로 급물살을 탔다. 52시간 제외 문제를 일단 빼놓고 법안을 처리한 뒤 근로시간 관련해선 별도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대로 가면 여당 안으로 법이 통과되는 상황에서 야당이 합의 과정을 통해 실리를 챙기자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 입장에서도 반도체특별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워 강행 처리하기엔 부담이 크다. 산자위 한 관계자는 "산업계는 물론 국민들의 관심이 큰 반도체특별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은 여당으로서도 연출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등 R&D(연구개발) 분야 특별연장근로 특례 기준이 변경됐다는 점도 야당엔 합의의 명분이 됐다. 이 특례는 반도체 등 R&D 기업이 불가피하게 법정 근로시간을 넘겨야 할 경우 고용부 장관 인가를 거쳐 주 64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인데 종전엔 3개월씩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지난 3월에 6개월씩으로 제도가 개선됐다.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특례는 6개월 개선 이후 활용도가 높아졌다. 산자위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엔 단 1개 기업만 확인서를 신청했는데 작년 5개, 올해 10개사로 늘었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선은 다음주 산자위 회의로 쏠린다. 합의에 이른다면 연내 입법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는 내주 산자위 회의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