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 필리버스터 끝나지만…출구 안 보이는 여야 대치

오문영 기자
2025.12.14 16:50

[the300]與, 내란전담재판부법 처리 예고…'통일교 의혹' 공방도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 국회(정기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경찰관 직무집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석 174인 중 찬성 174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5.12.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3박4일간 이어진 필리버스터 정국이 종료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사법개혁안의 연내 처리를 예고하고 있는 데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까지 이어지면서 당분간 국회 내 긴장 국면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전날 시작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강제 종료하고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은 대북 전단을 살포할 경우 경찰관이 직접 제지하거나 해산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게 골자로 국민의힘에선 "국민 사상을 검열하고 물리적으로 진압할 권력을 경찰에 쥐어주려 한다"며 반대해 왔다.

이로써 △ 형사 사건 하급심 판결문을 공개토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은행이 대출금리 산정 때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보험료와 서민금융진흥원출연금 등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 등을 두고 4일간 이어진 필리버스터는 끝을 맺었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현재 298명)의 3분의 1 이상이 종결 동의서를 제출하면 이로부터 24시간이 지난 뒤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종결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해도 민주당(166석)과 범여권 정당이 이를 종결하고 안건 표결까지 할 수 있는 셈이다. 범여권은 이같은 방법으로 하루에 법안 하나씩을 처리해 왔다.

다만 필리버스터 정국이 일단락됐음에도 여야 간 대치는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으로 불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예고하고 있어 또다시 필리버스터 정국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앙아시아 순방 일정(15~20일)을 고려해 21일 또는 22일 본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1심과 항소심에 내란전담재판부를 각각 2개 이상 설치하는 게 골자다. 민주당 내에서 신중론이 나와 지도부가 위헌소지를 최소화한 이후 처리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불법 또는 허위·조작 정보를 고의적으로 유포해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인정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민주당은 이 외에 법왜곡죄 신설법, 법원행정처 폐지법 등 사법개혁안의 연내 처리도 공언해 왔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어떤 법안을 먼저 상정할 지는 확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우선순위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들 법안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단 방침이다.

여야는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두고도 격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날도 국민의힘은 정권 유착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특검(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고, 민주당은 특검 요구는 정치 공세라며 경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며 맞섰다. 민주당에서 3대 특검이 끝나면 2차 종합특검을 실시하겠단 입장이라 이와 관련한 여야 진통도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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