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보배를 자른다고?" 김문수-한동훈 反장동혁 연대?…계파 갈등 격화하는 국힘

민동훈 기자
2025.12.19 05:32

[the300]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집중유세에서 합동유세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26. photo@newsis.com /사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공개 지지하고 나서면서 국민의힘 내부 계파 갈등이 한층 격화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중징계 권고를 계기로 장동혁 대표 등 당권파와 친한(친 한동훈)계의 대립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김 전 장관의 가세로 '반(反)장동혁 연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17일 국민의힘 수도권 전현직 당협위원장 모임 '이오회'에 참석해 한 전 대표와 팔짱을 끼고 손을 꼭 잡은 채 "우리 당의 아주 귀한 보배" "이런 보배가 또 어디 있느냐"며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서 우리 보배를 자른다고 한다"고도 했다.

최근 당 지도부가 한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을 두고 김 전 장관이 공개적으로 한 전 대표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셈이다. 김 전 장관이 친한계 문제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장동혁 대표 체제에 맞선 '반장동혁 연대'의 신호탄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김 전 장관과 한 전 대표의 만남을 두고 "구체적으로는 장동혁 체제를 와해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바꿔서 비대위로 가든지 이렇게 해야지"라고 말해 지도체제 변화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17일 저녁 서울 관악구의 한 식당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만나 손을 잡고 있다. /사진=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인스타그램

아직 김 전 최고위원회 중징계 여부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최종 결정 전이지만 한 전 대표는 물론, 친한계 인사들의 반발이 벌써부터 거세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채널A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저를 찍어누르고 싶으면 그냥 저를 하시라"고 말했다. 친한계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최종 목적은 결국 한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를 찍어내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도 전날 SNS(소셜미디어)에 "민주주의를 돌로 쳐죽이려는 자들에 맞서 한동훈 전대표와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썼다.

그러자 장 대표 측근 인사들은 일제히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김 전 최고위원의 징계 권고를 주도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블로그에 한 전 대표를 겨냥해 "정의는 단순히 균형을 맞추는 게 아니라 악에 대한 분명한 응답"이라며 "'들키면 본전'이 돼선 안 된다. 불의에는 '안 하느니만 못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적었다.

장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박민영 미디어대변인도 "대통령 두 번이나 탄핵시킨 정당이 썩은 살 도려내는 아픔조차 없이 정상화될 것이라 믿는다면 그야말로 순진하고 낭만적인 생각"이라며 "(현재의 갈등은) 내홍이 아니라 당이 건강해지는 과정이자 일시적 수술통"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18.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최근 장 대표는 김민수 최고위원을 국민소통위원장에, 장예찬 전 최고위원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하는 등 반한(반 한동훈)계 성향 인사들을 전진 배치하기도 했다. 친한계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포석이라는 게 당 안팎의 해석이다. 장 대표는 전날 경기 고양 화전마을에서 연탄 배달 봉사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밖에 있는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당무감사위가 진행 중인 한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논의가 확대될 경우 국민의힘 계파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외교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외부 악재와 지지율 정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내년 지방선거 전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윤리위원회의 판단과 당무감사위의 후속 조치가 국민의힘 내부 역학 구도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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