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5일 청와대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검증 실패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등 비판을 제기했다. 아파트 청약, 인사검증 시스템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지명 철회된 이 후보자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결단을 빨리 내리지 못하고 시간을 끌어온 이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은 온전히 국가 예산 집행과 국정운영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기획예산처 수장 공백이 1개월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며 "부처 출범 초기 조직을 정비하고 다른 부처들과 관계를 조율해야 하는데, 리더십 공백으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여야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인사를 검증해서 뽑는 게 진정한 통합 인선"이라고 했다.
이어 "검증은 끝났지만 수사는 이제부터"라며 "이 후보자 자녀의 위장미혼을 통한 위법 아파트 청약 당첨 의혹에 대한 경찰의 조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언론에 배포한 논평을 통해 "지명 철회로 어물쩍 덮고 넘어갈 상황은 아니다"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를 지명한 책임은 전적으로 이 대통령에게 있다. 이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비서실장, 민정수석, 인사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 등 인사 검증 라인 전반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과거 이 후보자가 보수 진영에서 3선 의원을 지냈다는 점을 들어 '왜 당시에 검증하지 못했나'라며 책임을 떠넘긴 것은 전형적 '물타기'"라며 "보수 인사를 영입해 '통합'을 말하려면 그 인물이 가진 정책 노선과 보수적 문제 의식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개별 의원들의 비판도 잇따랐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SNS를 통해 "이 후보자 지명 철회는 사필귀정"이라며 "이 후보자는 12월 중순쯤 청문회에서 지명 소식을 받았다고 한다. 2~3주간 청와대는 무엇을 했나.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은 민정수석실, 경찰, 국정원, 국세청, 국토부 등을 총동원하고도 갑질 세평은커녕 증여세 탈루, 아들 입시 특혜, 부정 청약, 부동산 투기 등을 하나도 걸러내지 못했다"며 "'꼼수 정치'에 골몰하느라 검증은 하나도 안 했고, 국민 분노만 키웠다고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SNS에서 이 후보자 지명 철회에 대해 "짧게 끝날 쪽박 드라마"라며 "이 와중에 이혜훈이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중·성동을 지역의 동향을 내부자를 통해 추적하고 염탐하고 있던 정황이 확인됐다. 자신에 대한 청문 검증을 도운 국민의힘 중·성동을 지역 구성원에게 어떤 보복이라도 한다면 서울시당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진우 의원은 SNS로 "단순히 지명 철회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몇 가지 중요한 과제를 남겼다"며 "아파트 청약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당사자의 전입 신고에만 의존해서는 제2, 제3의 이혜훈을 못 걸러낸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아버지가 연세대 교수라고 해서, 이 후보자 아들이 어떻게 입학할 수 있었는지 해명해야 한다"며 "인사검증 시스템도 새로 다 잡아야 한다. 갑질 폭로를 빼고서도 너무 많은 인사상 결함 요소를 놓쳤다. 지명 철회에 이은 후속 조치도 즉시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언론에 이 대통령의 지명 철회 결정을 전하며 "이 후보자는 보수 정당에서 세 차례나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안타깝게도 국민주권 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