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코스닥 등 자본시장 개혁을 강조한 가운데 여권에서 증권시장 내 부실기업 퇴출은 물론 중복상장 여부까지 검토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이러한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코스닥시장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별도의 독립적 운영체제를 갖춰 특성에 맞는 상장·감시·퇴출기준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골자다.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각 시장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운영해 각 시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목표가 있다.
개정안에는 코스피·코스닥 부실기업을 솎아내고 중복상장에 따라 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방지하는 조항이 새롭게 담겼다. 상장심사 과정에서 혁신기업의 시장 진입을 신속히 지원하는 한편 부실기업의 퇴출과 중복상장 여부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신설된 제390조 3항은 한국거래소가 금융위원회의 고시를 반영해 상장 규정을 정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재무구조 부실기업이 발행한 증권의 상장폐지에 관한 사항 △주권상장법인이 발행주식총수를 취득하고 있는 자회사 상장기준에 관한 사항이 포함돼 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금융위는 상장규정에 부실기업 상장폐지·중복상장 여부 등을 검토하는 세부 내용을 정한다. 한국거래소는 세부 내용에 따라 규정을 수정해 상장폐지 심사나 상장심사 업무 등에 적용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자본시장 개혁을 주문하면서 '증권거래소 부실기업 정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SNS(소셜미디어)에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이다. 상품가치 없는 썩은 상품, 가짜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상품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 도입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썼다. 거래소 개혁을 주문한 것이다.
지난달 22일 당시 코스피5000특위 민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 참석자가 "'엘'(L)자가 들어간 주식은 안 사"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언급하자 "그런 중복상장 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된다"며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적 노력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에스(LS)그룹의 지주회사인 ㈜엘에스는 증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공개를 추진했으나 소수주주들로부터 '중복상장'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된다는 반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