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차 종합특검 특별검사로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조국혁신당이 제출한 후보를 낙점한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가 거세게 반했다. 민주당이 추천한 인사가 이 대통령에 불리한 주장을 해온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변호인단 출신이며 해당 인사를 친청(친정청래)계 이성윤 최고위원이 추천했단 점에서 새로운 당내 갈등의 불씨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김건희의 개입 여부가 드러났다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도 특검의 핵심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었다"며 "정청래 대표는 그 사건의 핵심 인물을 변호했던 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한 인사를 엄중히 문책하고 추천한 이성윤 최고위원은 책임지고 최고위원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이 후보로 내세운 법무법인 광장 소속의 전준철 변호사는 전남 순천고, 한양대 법대 출신으로 검사 재직 시절 '이성윤 사단'으로 분류된다. 이 최고위원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요직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으로 발탁됐다. 발탁 1년도 안 된 2021년 5월 사표를 제출했는데 이후 김성태 전 회장의 대북송금 사건 변호인단에 몸담았다.
이건태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지도부(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는 특검 후보를 추천할 때 법사위와 율사 출신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최종 판단을 했다. 이번의 경우 법사위에서도 최고위에서도 논의가 없었던 것 같다"며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특검 후보자가 정해졌다면 논란이 될만한 사안들은 충분히 걸러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혁신당이 추천한 법무법인 지평 소속의 권창영 변호사를 특검으로 선임한 뒤 전준철 변호사를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에 불쾌감을 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친명계 의원들도 줄줄이 SNS(소셜미디어)에 비판 메시지를 냈다. 이들은 최고위 논의와 법사위의 자문 과정을 생략한 채 후보를 낸 정청래 대표를 향해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친명계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추천한 인물이 이재명 죽이기에 앞장섰던 김성태의 변호인이었다. 이것도 기막히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추천 과정에서 최고위 논의도 보고도 없었으며 법사위와도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이런 인물 하나 검증을 제대로 못 해 우리 대통령을 모욕하고 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전날 SNS에 "검찰 카르텔이 사방에서 작동하는 것 같다. 당내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 같다"며 "분노한다"고 적었다. 박홍근 의원은 "민주당이라는데 당 지도부는 제정신인가"라고 직격했고 채현일 민주당 의원도 "도대체 왜 이러나. 민주당 리더십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썼다.
정청래 대표와 전 변호사를 추천한 이성윤 최고위원의 사과 메시지가 나왔지만 친명계가 요구했던 이번 추천이 어떠한 경위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게 폭넓은 추천 시스템을 도입하겠단 대책 마련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친명계 비판과 관련한 질문에 "(여러 사정으로) 최고위에 후보자 인적 사항 등은 보고되지 않았다. 법사위의 폭넓은 추천을 받고 의견을 나눴다면 이런 안일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 대표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당의 인사 검증 실패로 이 대통령에게 누를 끼친 점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당에서도 (전 변호사가) 윤석열 검찰을 바로 세우려고 노력했던 점에만 집중해 추가 검증에 안일했다"고 사과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SNS에 "이번 논란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면서도 "전 변호사는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의 수사에 저와 함께 깊이 관여했단 이유로 윤석열정권에서 탄압받았던 소신 있고 유능한 검사였다"고 했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의 입장문도 함께 게재했다. 전 변호사는 해당 입장문을 통해 "해당 사건은 제가 소속됐던 법무법인이 선임한 사건으로 요청이 있어 잠시 변론을 맡게 됐지만 임직원들의 대북 송금과는 전혀 무관한 업무를 맡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