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마약 없는 건강한 사회, 미래 세대를 위한 현재의 선택

[기고]마약 없는 건강한 사회, 미래 세대를 위한 현재의 선택

백동흠 경찰청 형사국장
2026.04.01 05:39

백동흠 경찰청 형사국장.
백동흠 경찰청 형사국장.

마약을 한 사람을 주변에서 본 적이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없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병원 여러 곳을 돌면서 수면제나 다이어트약,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사람, 클럽이나 술자리에서 마약류가 든 음료를 모르고 마신 사례라면 어떨까. 이번엔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제 마약은 누군가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경찰은 지난해 하반기 집중단속을 통해 총 6648명의 마약사범을 검거하고 1244명을 구속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온라인 마약 사범은 1년 전보다 43% 급증했다.

수사도 발맞춰 진화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급성장한 온라인 마약 유통시장에 맞서 전담 수사인력을 확대하고, 전문 수사체제를 구축했다. 또 온라인전담수사팀을 전국 시도경찰청에 설치하고, 주요 5개 시도경찰청에는 가상자산 전담 수사팀을 신설해 마약 유통망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클럽 등 유흥가와 의료용 마약에 대한 집중 단속도 추진함은 물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예방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마약 범죄는 '피해자가 없는 암수범죄'의 특성을 지닌다. 마약류 유통과정의 연결고리 중 단 하나라도 놓친다면 공급망의 총책에 도달하기 어렵다.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디딤돌이 바로 '위장수사 제도'의 도입이다

현재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마약류 위장수사 법안은 수사관이 위장 신분을 이용해 마약조직의 밀수부터 판매까지 유통과정에 잠입함으로써 원천적인 마약류 공급망을 효과적으로 추적하고, 대량의 마약류가 국내에 유통되기 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마약 없는 사회의 완성은 '마약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마약을 선택지에 두지 않는 것'이다. 즉 국민의 선택지에서 마약을 지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 올해 2월 경찰 등 11개 기관이 참여하는 '신종마약 대응 협의체'도 출범했다.

지난달 25일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가 '마약왕'으로 알려진 박왕열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송환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하고,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확산시킨 범죄자를 정부 모든 기관이 노력해 검거한 사례다. 마약사범이 어디에 있든 반드시 찾아내 처벌한다는 정부의 의지를 여실 없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수사기관의 철저한 대응과 더불어 사회 구성원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마약 없는 건강한 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세대의 안전이 결정된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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