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사법개혁안(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 등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개혁안을 우선 처리하는 등 입법 속도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총력 저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행정통합특별법·3차 상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여야간 이견으로 난관이 예상된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24일 본회의에서 △행정통합 특별법 △3대 사법개혁안 △검찰개혁안(중대범죄수사청 및 공소청 설치법) △국민투표법 △3차 상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계획이다.
여야간 가장 큰 갈등 사안은 사법개혁안이다. 여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 논의를 모두 마쳐 본회의 상정이 가능한 상태다. 법왜곡죄는 판사나 검사 등이 재판·수사 중인 사건의 법리를 고의로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내용이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 확정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대법관 증원법은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은 개혁입법에 대한 신속 처리 의지를 강조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주 개혁 입법과 민생·국정과제 입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의견을 최종 수렴한다.
반면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사법개혁은) 법치주의의 심장을 겨눈 사법테러로 공론화도 사회적 합의도 생략한 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특히 "대한민국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23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필리버스터 진행 및 본회의 불참 등 구체적인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같은 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본회의 의사정족수(재적의원 5분의 1인·60명)를 채우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사법개혁안 충돌로 대미투자특별위원회가 파행할 경우 '대미투자특별법' 논의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행정통합특별법(광주·전남, 대구·경북, 대전·충남) 처리도 문제다. 민주당은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통합지자체장을 선출하려면 이달 내 본회의 통과가 필요하다고 보고 23일 법사위에서 행정통합 3법을 일괄 처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대전·충남 통합법을 '졸속 법안'으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 및 대구·경북 특별법만 분리해 우선 처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의 경우 여야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세부 쟁점에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영권 방어 수단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는 상법 개정이 기업 경영의 유연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내란·외환죄에 대한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사면금지법' 상정 가능성도 시한폭탄이다.
아동수당법 개정안도 시급한 현안이다. 정부는 지급 연령을 기존 만 7세 이하에서 만 8세 이하로 상향하고 매년 한 살씩 높여 2030년에는 만 12세 이하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이 국회에 계류되면서 올해부터 수당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는 아동이 약 42만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