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여당이 강행 처리한 '사법개혁 3법'을 두고 강대강 대치 국면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이 3일부터 여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를 규탄하는 장외투쟁을 예고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9일까지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며 거부 시 '중대 결단'을 내리겠다고 압박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인한 중동 정세 악화 등 글로벌 복합위기를 거론하며 "국가 안보와 경제의 안정성 확보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에 대미투자특별법이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의사 거부 진행으로 멈춰 서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야 합의의 결론을 내릴 것이란 마지막 기대를 하고 있다"며 "합의가 안 될 시엔 법안 처리를 위한 중대한 결단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설득해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직권상정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순조롭게 진행돼 9일 특위에서 특별법을 처리하면 이르면 10일 곧바로 국회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합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더라도 오는 12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특별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한 원내대표는 대미투자특별법 외에도 "국민의힘이 국가 안보와 민생이 걸린 사안을 정치 파업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국회 하반기 상임위원회 위원장 독식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를 중심으로 법안 논의와 처리가 눈에 띄게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을 규탄하는 장외 투쟁과 대국민 여론전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3일 청와대까지 대국민 호소 도보 행진을 진행하고 4일 국회 규탄대회와 5일부터는 전국 순회 장외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사법3법'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하며 장외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3대 악법에 모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하면서 민생법안 등의 처리를 위한 여야 지도부 간 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익과 직결된 대미투자특별법의 경우 국민의힘이 전향적 입장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국익을 최우선시하는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법안 통과 지연으로 우리 산업과 기업이 피해 보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여 투쟁 상황 등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의) 장외투쟁 전략은 국회 상임위 전면 보이콧을 위한 명분처럼 보인다"며 "장외투쟁에 나서더라도 국익이 걸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