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 노선 변화를 촉구하며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등록을 보류한 데 대해 "문을 더 열고 좋은 분들을 기다리겠다"며 추가 접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 시장을 겨냥해 "공천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며 원칙을 강조했던 입장에서 돌연 물러선 것이다.
이 위원장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여러 지역을 심사해 가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초단체든 광역단체든 논의를 거쳐서 추가 신청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까지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천 신청을 받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등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특히 오 시장 측은 입장문에서 "지난 7일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어낼 때 패배의 길을 승리의 길로 바꿀 수 있다고 호소했었다"며 "지금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더 많은 젊은이와 전문가들에게 문을 여는 방안을 감안해서 추가 접수할지 안 할지, 한다면 며칠간 할지, 시차를 둘지 등을 심의해서 의결되면 바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제까지 모든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공천을) 신청해 준 분들에 대한 조금의 불이익 없이 그분들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SNS에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더라도 공천 기강은 바로 세우겠다'고 쓴 데 대해선 "공천을 신청하는 사람은 저희가 내건 규칙을 지키는 게 당연한 도리라는 것"이라며 "추가 모집을 안 하겠다, (지역을) 비워두겠다는 것과는 다르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SNS에서 "세상이 특정 개인 중심의 '吾動說(오동설)'로 움직이지 않듯, 공천 또한 누구의 기대나 계산이 아니라 규정과 질서 위에서만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오동설'이란 언급을 두고선 오 시장을 정면으로 겨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위원장은 오 시장을 비롯해 당내에서 장동혁 지도부의 절윤(윤석열 대통령과의 절연) 등 '노선 변경' 요구가 나오는 것을 두고는 "공관위가 현안을 언급하거나 개입하는 건 자제할 생각"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오 시장 등 당 후보군을 선거에 불러들일 복안이 있는지 묻는 말에는 "아픈 부분"이라며 "저희만의 노력으로 될 일이 아니라 당에서도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오 시장을 향해 이 위원장은 "우리 당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정치인 중 한 분"이라며 "당의 방향과 큰 틀의 정치적 변화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말씀을 하셨고, 그분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예고한 현역·비현역 분리 경선 방식의 이른바 '한국시리즈' 경선과 관련, 후보자가 없어 경북 외에 실시하기가 힘들다는 지적에는 "신진들에게 높은 현직의 벽을 넘는 가능성을 여는 방향으로 구상한 것"이라며 "심의를 해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관위는 오는 10~11일 전 지역 공천 심사에 필요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10일부터 50만명이 넘는 기초단체장 후보에 대한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