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최근 중동 사태에 따른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 600만 배럴 도입을 확정했다. 또 국내에 비축된 외국 정유사 원유 약 680만 배럴에 대한 우선 구매권 행사를 검토하고 30년 만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도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재정경제부·산업통상부 등 과 중동 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러한 대책을 강구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중동 사태에 따른 국내외 에너지 수급 가격 동향을 파악하고 국내 물가·환율·금융 등 거시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대응책을 조속하게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발발한 전쟁 열흘 만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며 "최악의 경우 오일쇼크에 준하는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의 불안정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고유가 흐름에 따른 국내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 경제의 원유 의존도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한국의 수출은 0.39%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회의에서 당정은 원유 수급 안정과 관련해 UAE산 원유 600만 배럴 도입을 확정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별도 루트를 통한 추가 물량 확보에도 총력을 다한다. 아울러 국내 비축 기지에 보관 중인 외국 정유사 물량 약 680만 배럴에 대한 우선 구매권 행사도 검토에 착수했다.
안도걸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정부의 위기관리 단계는 '관심' 단계이지만 실제 '경계' 단계 이상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기형 의원은 "국내 비축 외국 정유사 석유는 제도적으로 계약이 체결돼 있어 우리 정부가 우선 구매권 권한 행사만 하면 된다"면서도 "구매하는 순간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공급 물량 흐름을 보면서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외 루트 협의 대상국에 대해서는 "가격에 영향을 주는 사안이기 때문에 구매 효율성을 위해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30년 만의 비상조치인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도 재확인됐다. 최근 유가 상승 흐름에 편승한 가격 인상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인데, 시행 시점과 가격 수준 등 세부 내용은 추후 발표된다. 안도걸 의원은 "비정상적인 가격 인상을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있으며 조만간 시행일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당정은 관계 부처 합동으로 사재기·담합 등 시장 교란 행위, 주유소 200여 개소를 중점 대상으로 한 통합 조사 결과와 제재 내용을 조만간 발표한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선 해외주식 투자자가 국내주식으로 복귀 시 세제 지원하는 국내 시장 복귀계좌(RIA) 제도 등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