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선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요구서 '오기' 논란 당시의 일이다. 한 경찰 간부는 한숨을 내쉬면서 "검찰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1차 책임은 경찰에 있지만 사실상 '복붙'(복사하고 붙이기)한 검찰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요구서 초안 격인 구속영장 신청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기재된 것이 알려지면서 경찰의 수사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던 때다.
경찰은 당시 온라인 기사 등을 참고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구속영장 신청서에 기술했다. 검찰도 제대로 된 확인없이 관행적으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고 이는 체포동의요구서 형태로 다시 검찰, 법무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가 체포동의요구서를 접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간을 버는 사이 '경찰→검찰→법원→검찰→법무부'의 프로세스가 다시 작동된 후에야 논란은 일단락됐다.
오기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선 검찰의 이른바 '복붙' 행정이 제도화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는 민주당 강경파가 공소청의 예외적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근거한다. 보완수사권 없이 공소 시효가 임박한 사건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공소청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복붙'식 기소를 하거나 경찰의 보완수사 결과를 기다리다 시한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공소청의)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되면 (사건을) 경찰로 다시 보내야 하고 (사건이) 가는 데 이틀, 오는 데 이틀 하고 끝나버린다"고 한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빈대를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다 태워버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며 검찰의 제한적 보완수사권 유지 여부에 대해 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내용의 입법을 이달말까지 마무리하고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등 일부 쟁점에 대해선 오는 6월 이후 숙의해 책임 있는 결론을 낸다는 게 당정청의 합의 사안이다. 내 생각과 다르면 '반개혁'으로 몰아붙이는 소수 강경파의 주장이 과대 대표되는 상황은 이재명 정권의 불안 요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