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차관보 면담...정부 "무역법 301조, 불리한 대우 없어야"

조성준 기자
2026.03.12 16:58

[the300]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오른쪽)와 마이클 디솜브레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가 12일 방한 중인 마이클 디솜브레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오찬 및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차관보는 미국 USTR(무역대표부)가 발표한 '무역법 301조' 조사 대상에 포함된 한국이 주요국 대비 불리한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디솜브레 차관보는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차별적 대우가 없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차관보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이뤄진 디솜브레 차관보와의 만남에서 "우리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동향 등 투자 합의 이행 관련 진전이 있었다"며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 안보 분야 합의사항도 조속히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여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디솜브레 차관보도 공감을 표하고, 안보 분야 협의의 진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에서 동아시아·태평양 전략과 외교 정책을 설계·조정하는 최고위 실무 책임자인 그의 이번 방한은 9~17일까지 예정된 일본·한국·몽골 순방 일정에 따라 이뤄졌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번 디솜브레 차관보의 방한과 외교부 인사들과의 면담은 팩트시트를 어떻게 균형 잡힌 방향으로 이행할 수 있을지 협의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면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황을 언급하며 "긍정적 진전이고, 이에 따라 팩트시트 후속 이행을 신속하게 하자고 말했다"며 "(대미 투자의) 구체적 프로젝트가 식별되고 정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원자력 협력·핵추진잠수함(SSN·핵잠) 도입에서의 협력과 신속한 이행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별법 통과에 대해 디솜브레 차관보는 어떤 평가를 했느냐는 질문에 당국자는 "양측 모두 특별법이 채택된 것에 대해 양국 관계에 긍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했다"며 "이같은 사항이 하나씩 이행되는 것이 팩트시트 후속 조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봤다"고 답했다.

쿠팡 문제에 대한 양측의 논의도 이뤄졌다. 그는 "쿠팡 문제는 미국의 관심사항이 맞다"며 "단순히 쿠팡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이 불리하거나 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는 것이 미국의 확립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쿠팡 사례가 한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잘 소통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면서도 "외교부가 주무 부처가 아닌 만큼 해법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양측은 팩트시트 이행에 쿠팡이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잘 소통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USTR에서 '미국 무역법 301조' 제조업 분야 과잉 생산 조사 대상에 한국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 이 당국자는 "301조 조사 결과의 향후 취해질 조치가 기존 한미 관세 협의에서 확보한 이익의 균형을 훼손해서는 안 되고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 차관보는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정 차관보는 중동 지역 내 우리 국민의 안전 관련 미국 측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중동 지역에서 우리 재외국민이 대피하는 데 있어서 한미 간 공조가 잘 이뤄져 도움을 받은 사례가 있다"며 "이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재외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 여기에 관심 가져줄 것을 미국 측에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 차관보와 디솜브레 차관보의 면담에서 중동사태와 관련된 논의는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대화의 80% 이상이 한미정상간 합의의 후속 조치와 관련된 내용이었다"며 "한국군 지원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논의만 진행했다고 당국자는 밝혔다.

한편 디솜브레 차관보는 정 차관보와의 면담에 이어 정연두 외교전략본부장·박종한 경제외교조정관과도 잇따라 면담했다. 정 본부장과는 대북 정책 등에서의 한미 간 협조 사항, 박 조정관과는 한미 경제 협력과 함께 '무역법 301조'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