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낮으면 출마 못해'…국민의힘 공직자격시험 직접 쳐보니[현장+]

대전=박상곤 기자
2026.03.22 09:36

[the300]
국민의힘,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 대상 8과목 평가
보수 정부 정책·공직선거법·당헌당규 등 두루 출제
장동혁 "더 나은 공직 후보자로 서기 위한 출발점…이기는 변화"
응시자들 "난이도 많이 올라갔다"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광역의원·기초의원(비례대표) 공천 신청자들이 21일 대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민의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를 치르고 있다./사진제공=국민의힘

"이기는 변화에 동참해주신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볼 시간입니다. 국민께 우리가 준비한 모든 열정과 역량을 보여주길 바랍니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PPAT 개시 선언)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광역의원·기초의원(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등을 대상으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Power Aptitude Test)를 전국 17개 시도에서 실시했다. 2022년 당시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처음 시험을 진행한 이후 두 번째다.

격려차 대전에 마련된 고사장을 찾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PPAT는 국민의힘이 변하겠다는 국민과 약속 이행의 일환"이라며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기는 변화로 결실을 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험을 치른 국민의힘 공천 신청자들은 2022년 첫 PPAT와 비교해 변별력을 더 갖췄다고 입을 모았다. 시험 시행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장동혁 "PPAT, 더 책임 있고 능력 있는 후보 내겠단 약속"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대전 대전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제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 본고사 대전·세종·충남 연합고사장을 찾아 응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전날인 21일 오전 서울·부산·대구·대전 등 전국 15개 고사장에서 4000명이 넘는 광역의원·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PPAT를 동시에 실시했다. 국민의힘이 PPAT를 실시한 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진행한 이후 처음이다.

대전·세종·충남 권역 시험이 치러진 대전컨벤션센터에는 시험 시작 2시간 전부터 예비후보들이 몰려들었다. 빨간색 옷 등을 입고 고사장을 찾은 이들은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들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은 뒤 '막판 벼락치기'에 몰두했다. 이들이 펼친 150쪽 분량의 PPAT 기본서엔 형광펜으로 그은 밑줄이 가득했다. 기본서에 적힌 내용을 그대로 필사한 노트를 들고 와 달달 외우는 응시자도 있었다. 자신이 본 모의고사 결과를 언급하며 시험에 자신감을 보이는 예비후보도 있었다.

이날 대전 고사장엔 장 대표가 찾아와 응시자들을 격려했다. 장 대표는 "PPAT를 하는 것은 국민의힘이 변하겠다는 약속, 책임 있는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 더 능력 있는 후보를 내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준비하신 노력이 좋은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저도 뒤에서 응원하고 기도하겠다"며 "긴장되겠지만 그동안 열심히 노력하신 분들은 소기의 성과를 반드시 거둘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중앙연수원장인 이달희 의원도 이날 고사장을 찾아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애국심·애당심·헌법·정치·자유 민주주의 등을 이번 시험에 담아냈다"며 "이 시험이 국민께 당당하게 악수를 내밀 수 있는 큰 뿌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만 정부 토지개혁 의의는?"…선거법·공직윤리 등 문항 난이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도 국민의힘의 협조를 받아 대전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오전 10시30분 부터 70분 동안 진행된 시험은 총 32개의 객관식 4지선다 문항으로 이뤄졌다. 문제는 △당헌·당규 △대한민국 보수 정부의 역사 △헌법 △공직선거법 △공직윤리 △외교·안보 정책 △대북정책 △과학기술정책 등 총 8개 분야에서 고루 출제됐다.

역대 보수 정부, 한미·한중 외교 등과 관련한 문항은 시사·상식에 기초해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이승만 정부의 토지개혁과 국가보안법 제정, 박정희 정부의 경제 성장 정책 등을 국민의힘 시선에서 인식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차원의 문항이었다. 예를 들어 이승만 정부의 토지개혁이 갖는 의의를 묻는 5번 문항의 정답은 "토지개혁으로 인해 농민들은 자신의 토지를 갖게 됐고, 6·25 전쟁 초기 북한 공산당의 토지 무상분배 선동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3번이 정답이었다.

2026년 국민의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문제지와 답안지./사진=박상곤 기자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입장에서 국민의힘 당헌·당규, 공직선거법,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등을 묻는 문제는 다소 난이도가 있었다. 선거운동으로 가능한 행위나 기간, 본인 또는 배우자의 금품 수수 금지 또는 예외 조항 등을 구체적으로 묻는 문항이 다수였다. 가령 '본 선거일 며칠 전부터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나 영상을 선거운동에 사용할 수 없는지'(13번 문항), '공직자의 금품 등 수수 예외 조항을 구체적으로 묻는 문제'(19번 문항) 등이 다수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에 "아무래도 선거를 직접 뛸 예비후보자들이 응시하는 시험이다 보니 출제의 초점이 선거법이나 공직자 부정청탁 등에 맞춰져 있지 않았겠냐"며 "이해당사자인 응시자들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잘 풀 수 있는 문제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헌·당규 문제 어려웠어요"…광역 비례 의원, 70점 미만일 경우 컷오프
21일 국민의힘 PPAT에 응시하는 공천 신청자들이 자신의 고사장 위치를 찾고 있다./사진=박상곤 기자

시험 시작 70분이 지나 오전 11시40분 종료를 알리는 공지가 나오자 응시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이들은 저마다 삼삼오오 모여 시험을 복기하며 소감을 나눴다.

응시자들은 대체로 2022년 첫 PPAT 보다 변별력도 높아졌고 문제 범위도 넓어졌다고 밝혔다. 충남 아산 시의원에 도전장을 낸 A씨는 "헷갈릴 만한 소재가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요식행위가 아니라 실제로 변별력이 있는 시험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적인 부분보다 법적인 부분에서 구체적인 구절을 모르면 틀릴 만한 요인이 있었다. 2022년보다 난이도가 많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배점이 4점으로 다른 문항(3점)보다 높았던 당헌·당규 관련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밝히는 이들도 있었다. 대전 동구 구의원에 출마하는 B씨는 "당헌·당규와 관련해 이렇게 세부적으로 물을 줄은 몰랐다"며 "생각이 날듯 말듯 애매해 한 문제를 넘어가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대전 서구 구의원에 공천 신청을 한 C씨는 "당의 기구와 보수 정권의 성과 등을 공부하는 데에는 가치 있었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당 활동을 하면서 보수 정권의 노선과 정책 성과에 대해 이렇게 깊이 있게 정리해 배운 적이 그동안 당에 없었던 것 같다"며 PPAT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026년 국민의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문제를 풀고 있는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맨 앞 줄 가운데)과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 신청자들./사진제공=국민의힘

이날 고사장엔 응시 대상이 아녔던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출마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함께 시험을 치렀다. 우 의원은 이날 시험을 마치고 SNS(소셜미디어)에 "96점 맞았다. 당협 운영과 관련된 문제를 도저히 모르겠던데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 생각했다"며 "이번 과정을 통해 모든 후보자가 한층 더 공직자의 자격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번 PPAT 결과에 따라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에게 경선 시 점수대별로 가산점을 부여한다. 가산점은 △90점 이상 5.0점 △80~89점 4.5점 △70~79점 4.0점 △60~69점 3.5점 △50~59점 3.0점 △40~49점 2.5점 △30~39점은 2.0점이며 30점 미만은 0점이다. 비례대표 광역·기초의원 신청자는 각각 70점, 60점 미만일 경우 공천에서 배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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