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 더 뚜렷한 것 있다" 점자 짚으며 17시간 필버 김예지에 쏟아진 박수

박상곤 기자
2026.03.22 16:09

[the300]"법과 제도는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장애인과 취약계층엔 더 절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하고 있다. 2026.03.21.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점자 자료를 읽으며 17시간35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이어가 여야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김 의원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이다.

김 의원은 22일까지 이어지고 있는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 본회의 처리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김 의원은 전날 오후 4시42분부터 이날 오전 10시17분까지 밤샘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총 17시간35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에 이어 국내서 세 번째로 긴 필리버스터 기록이다.

김 의원은 준비해 온 자료를 저장해 둔 점자정보단말기를 만져가며 발언에 나섰다. 김 의원은 "저는 주로 촉각이나 청각으로 느끼고 살아가고 있다"며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말의 온도, 공기의 긴장, 지금 앞에서 다른 말씀 하시는 의원님들의 소리,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진심과 책임의 무게 같은 것들이 더 뚜렷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금의) 국회에서는 원칙보다 유불리를, 제도보다 진영을, 국민의 삶보다 정치적 효과를 앞세우는 모습이 반복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이미 내려진 결론을 확인하기 위한 것지 묻고 싶다"고 했다.

또 "국회가 나서서 모든 것을 다시 판단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국정조사가 아니라 사법 판단에 대한 정치적 재구성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본회의장에 있던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자리한 곳에서도 "수고했다"는 외침이 나왔다.

김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SNS(소셜미디어)에 "나는 제도가 흔들릴 때 가장 먼저 위태로워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늘 더 예민하게 느끼게 된다"며 "법과 제도는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장애인과 취약계층에는 더욱 절실한 만큼 가장 먼저 흔들리는 분들의 편에 서서, 원칙과 책임을 지키는 정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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