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약속 지켜…내란 종식 불가" 개혁 4당, 정치개혁 요구 삼보일배

김도현 기자
2026.03.26 16:38

[the300]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참여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조국(오른쪽 두 번째) 조국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손솔 진보당 의원 등 참석자들과 함께 정치개혁 촉구 개혁진보 4당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2025.03.26.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개혁진보 4당이 정치개혁을 촉구하며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는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개혁진보 4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들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교섭단체 기준 요건 완화, 중대선거구제 도입, 비례대표 확대 등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후에는 국회 본관을 한 바퀴 돌며 삼보일배에 나섰다. 국회 본관은 한쪽 면 폭이 약 200미터인 정사각형에 가까운 구조로 돼 있다. 800미터 이상 되는 구간을 한번 엎드려 세 걸음 나아길 반복한 것이다.

이들은 장외 집회 18일 차를 맞아 이날 시위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대선 직전 민주당을 포함한 당시 야5당이 체결한 정치개혁 원탁회의 선언문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내용이다. 사실상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무투표 당선 지역구가 500여개에 달하고 돈 공천이 난무하며 승자독식의 선거제가 다량의 사표를 생산하고 있다"며 "전당원 1인1표만큼이나 전국민 1인1표도 소중하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에 한해 지금 국회는 개혁의 집행자가 아니라 개혁의 방해자"라며 "3월31일이 마지노선"이라고 했다.

손솔 진보당 대표는 "민주당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사실상 어렵다고 하던데 늦춰 놓고 상황 논리를 들이대면 안 되는 이유만 찾고 있는 꼴"이라며 "비례대표 정수 소폭 조정은 정치개혁의 시늉"이라고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27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4당이 공동 발의한 정치개혁 법안을 본격 논의해 3월 중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은 더 이상 국민의힘 핑계를 대지 말고 약속을 지켜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들 4당과 두 차례 원탁회의를 갖고 내란세력 재집권 저지를 위한 연대와 반헌법행위 특별조사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이와 함께 △대선 직후 교섭단체 요건 완화 및 결선투표제 도입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제2기 원탁회의 출범 등도 합의했다. 해당 결의문은 지난해 4월15일 열린 2차 원탁회의에서 체결했다. 당시 박찬대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서명했다.

개혁진보 4당은 대선 이후 당시 약속한 상당수가 체결되지 않았다고 문제 삼는다. 대선 직후 지난해 8월 열린 민주당 대표 보궐선거에서 정청래 현 대표가 당선된 후 앞서 체결된 약속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는 것이다.

한 개혁진보 정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당시 범야권을 대표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확답을 받고 서명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민주당의 약속을 믿고 합의했다"며 "국민의힘과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끝낼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장기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양당이 주도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지구당 복구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현재 중앙당 및 시·도당 중심의 정당조직 구조의 하부조직으로서 지역당을 설치하고 재원 확보를 위해 지역당 후원회 모금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 중이다.

개혁진보 4당은 2004년 오세훈법(정치자금법·정당법·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로 폐지됐던 지구당이 부활할 경우 양당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개특위에 비교섭단체 1명(정춘생 혁신당 의원)만 참여하다 보니 개혁진보 4당의 의견 개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까닭에 단체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정개특위에서는 중대선거구제 전면 도입이 어려우며 개혁진보 4당의 요구 가운데선 광역지방의회 비례대표 확대안 정도만 수용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마저도 행정통합이 결정된 지역만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개혁진보 4당은 "(행정통합특별시의회 비례대표 확대는) 정치 개혁이 아닌 정수 조정을 위한 수순"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삼보일배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개혁은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내란 옹호세력을 종식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현 상태로 지방 선거를 치르면 친윤·내란 옹호 세력은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지난 내란 국면에서 응원봉을 든 국민이 바라는 바겠느냐"며 "집권 민주당이 미루거나 남 탓하지 않고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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