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국가폭력범죄 '공소·소멸시효' 폐지"

이원광 기자
2026.03.30 04:00

4·3 희생자 유족과 오찬
나치 전범처럼 영구책임
상속재산은 자손도 대상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9일 제주 명림로의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참배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위패봉안실에서 남긴 방명록. /제주=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 4·3 희생자 유족들과 만나 "제주 4·3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가폭력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및 소멸시효를 완전히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희생자 유족들의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재명 대통령 "제주 4·3, 평화·화해·해결의 모범"

이 대통령은 29일 제주에 소재한 한 리조트에서 열린 '제주 4·3 희생자 유족과의 오찬' 행사에서 "모든 국가폭력 및 과거사 사건이 보고 배울 수 있는 평화와 화해, 해결의 모범이 제주 4·3이라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도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제주 4·3은 현대사의 비극이었지만 제주도민들께서 보여주신 해결과정은 우리가 앞으로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며 "정말로 쉽지 않은 과정을 견디며 역사의 굴곡을 헤쳐오신 유족 여러분과 제주도민 여러분이 존경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제주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에 적극 대응하도록 국회와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며 △9차 희생자 유족 신고기간 등 연장 △가족관계 정정확대 적용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4·3 기록물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아카이브기록관 건립 △4·3 진압공로 서훈에 대한 취소근거 마련 △유족회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국가폭력, 살아있는 한 형사책임 끝까지"

이 대통령은 특히 "살아있는 한 형사책임을 끝까지 지고 상속재산이 있는 한 그 자손들까지 그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도록 (국가폭력에 대한) 형사처벌 시효와 민사대상 소멸시효도 폐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치 전범 처벌과 같이 영구적으로 (국가폭력 범죄자들이) 책임지도록 반드시 (제도를) 만들어놓겠다"고 하자 참석자들은 이 대통령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방명록에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다"고 적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등은 박수로 호응했다.

현재 총 3건의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안'이 발의돼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과거의 중대한 반인권적 국가범죄에 대해 공소시효의 적용을 전면배제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지난 1월에는 유사한 내용의 특례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문턱을 넘었으나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됐다.

이 대통령은 "잔인한 국가폭력에 희생되신 제주도민들을 생각하면 대통령으로서 매우 송구스럽다는 마음이 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으로 지켜낸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이라는 제주 4·3의 가치가 우리 사회를 하나로 모으고 나아가 전세계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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