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의 대북 접촉' 제한 지침을 폐기한 뒤 북한주민 접촉신고가 100% 승인됐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유람선 관광 협의' 등 유엔(UN) 대북 제재 관련 사안으로도 접촉이 이뤄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배 의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정 장관을 향해 통일부가 지난해 7월말 북한 주민 접촉 제한 지침을 폐기한 뒤 올해 3월까지 접수된 124건의 접촉 신고를 모두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100% 승인이 됐는데 이쯤 되면 지침만 없앤 게 아니라 사실상 심사 기능 자체를 접어버린 것이 아닌가"라며 "124건 중 약 20%에 해당하는 24건은 과거 승인 거절 이력이 있던 개인 또는 단체가 신고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예전에는 문제가 있다고 봤던 신청인과 단체들이 지침 폐기 후 별다른 제동 없이 승인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승인된 내용을 보면 △유람선 관광 △북한사무소 개설 △교역사업 추진 협의 등 단순 친선 교류로 보기 어려운 신청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람선, 북한사무소, 교역사업 추진 같은 사안은 유엔 대북 제재, 국가보안법, 남북교류협력법과의 관계를 면밀히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며 "위법성이 짙은 접촉들까지 줄줄이 승인해놓고 나중에 위법 소지나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문제가 발생하면 통일부가 책임질 수 있나"라고 말했다.
배 의원은 "국회가 접촉신고서 사본을 보자고 하자 통일부 차관은 제출 거부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며 "문제가 없다면 자료를 내고 심사 경위를 설명하면 될 텐데 왜 피감기관이 국회 검증을 막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위법성 짙은 접촉 신청을 무분별하게 승인해놓고 정작 국회의 검증은 은폐하고 있는 것"이라며 "심사자료 일체를 국회에 제출하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처리지침이 악법이기 때문에 폐지했다"며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을 제정하며 북한 주민 접촉은 승인제로 출발했다. 20년 전 제가 통일부 장관을 할 때 신고제로 바꿨다. 2023년 6월27일 교류협력법 취지에 위반하는 지침을 만들어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했는데 악법"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