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품는 'K-방산' 생태계 조성 필요…민간·정부 역할 확대"

정한결 기자
2026.04.16 18:45

[the300]
동행미디어 시대 주최 '시대포럼: 새로운 전쟁의 시대, K방산의 현재와 미래' 성료
홍선근 시대 회장 "국방부·국정원 방산분야 합작 창업투자회사 설립하자" 제안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새로운 전쟁의 시대, K방산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시대포럼'에서 홍선근 동행미디어 시대 회장, 오병상 동행미디어 시대 대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 의례를 하고 있다. 2026.4.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한국이 국방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K방산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동행미디어 시대 주최로 열린 '시대포럼: 새로운 전쟁의 시대, K방산의 현재와 미래' 기조연설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전장 환경이 나타났을 때 누군가는 '지금까지 안 해봤지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방산 스타트업 육성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국방부의 가장 중요한 일은 기술을 직접 다 만드는 게 아니라 '이런 기술이 필요하다'는 문제를 정확하게 출제하는 것"이라며 "초기 버전의 요구 수준을 정해주고 국방 현장을 '테스트베드'로 내주고 피드백을 통해 스케일업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힘의 논리로 재편되는 국제 질서와 드론·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불러온 새로운 전쟁 양상에 주목했다. 기조강연은 브라이언 클라크 미국 허드슨연구소 국방개념및기술센터장과 이 교수가 맡았다.

클라크 소장은 향후 국방 분야에서 민간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대규모의 민간 전자산업과 상용 제조업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러한 역량을 국방 분야에 활용하는 게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일상이나 산업 현장의 정보기술(IT)이 군사적으로도 유의미해졌다"고 강조했다.

혁신 방산 생태계 구축을 위해선 "군의 작전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기존과는 다른 대안적 방식을 모색하는 기업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는 기존의 국방 체계 밖에 있는 '독립적인 주체'들이 한국군이 직면한 작전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줘야 한다"고 했다.

조상근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교수, 하윤철 한화시스템 상무,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커스틴 바톡 뉴 비스타 캐피탈 공동창업자, 이무영 시대 제도혁신연구소 부소장의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조 교수는 국내 드론·로봇 대량생산 기반이 사실상 전무하기에 산업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드론·로봇 몇 대를 언제까지 만들겠다고 하는데, 한국은 대량 제조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하 상무는 국방 분야 AI 도입이 시급하지만 민감 데이터 활용과 신뢰성 검증 체계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하 상무는 "보안이 핵심인 국방 안보 분야에서 국내 IT(정보기술) 및 중소·중견 딥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독자적 기술로 '한국형 국방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 방산 스타트업이 해외로 향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폐쇄적인 한국의 방산 생태계의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과거에는 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야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2006년 미국 와이콤비네이터 설립을 계기로 초기 단계부터 투자자가 함께하는 모델이 도입됐다"며 "국방 분야에도 이 같은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무영 시대 제도혁신연구소 부소장도 방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부의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국가는 민간과 군을 적극적으로 잇는 '생태계 설계자'"라며 "가장 먼저 리스크를 짊어지고 투자를 단행해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선근 동행미디어 시대 회장은 이날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의 방산 분야 합작 창업투자회사(창투사) 설립을 제안했다. 홍 회장은 16일 환영사에서 "부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다양한 노력과 변화가 필요하지만 우선 국방부와 국정원이 창투사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기존의 시각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국방부와 국정원이 창투사를 설립하면 그곳에 첨단산업의 투자 인재들이 모일 수 있고 민간에서도 그 의미를 크게 받아들여 이 분야에 뛰어난 인재들이 뛰어들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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