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인도의 항만개발 투자 지원 등을 포함한 15건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메이크 인 인디아, 코리아와 함께'(Make in India, Together with Korea) 비전의 본격 가동을 의미한다. 인도의 국가 제조업 육성 정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는 경제협력 방안으로 세계 4위의 신규 시장은 물론 중국 외 안정적 생산 기지를 확보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과 인도 정부는 20일 인도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이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임석 하에 △산업협력위원회 신설 MOU △항만 협력 MOU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개선협상 재개 공동선언 △문화창조산업 협력 MOU △디지털 브릿지 프레임워크 △중소기업 협력 MOU 등을 체결했다.
또 △과학기술 협력 MOU △문화교류계획서 △체육 협력 MOU △철강 협력 MOU △파리협정 제6.2조 이행 MOC(협력각서) △기후·환경 협력 MOU △해양문화유산 협력 MOU △금융중심지 활성화 MOU △QR(빠른 응답)코드 결제 연동 MOU 등을 포함해 총 15건의 문건을 교환했다.
앞서 모디 총리는 2014년 9월 인도를 세계 제조업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을 발표했다. 인도의 고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기존 서비스업 외 제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메이크 인 인디아, 코리아와 함께' 비전은 인도 현지 생산 기반의 한-인도 경제협력 방안이다. 양국의 수요를 동시 충족해 한국 기업의 인도 시장 연착륙 가능성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는 매해 7%대를 넘나드는 높은 성장률과 세계 4위 수준의 GDP(국내총생산)를 보유한 신흥 시장으로 꼽힌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현재 인도의 1인당 GDP는 2000~3000달러 수준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며 "시장이 성장한 후에는 투자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인도에 대한 초기 투자와 시장 선점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항만 협력 MOU는 해당 비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만 인프라 개발부터 인적 교류까지 포괄하는 협력체계 마련하는 것으로 양국 기업의 항만개발 투자·참여 지원을 골자로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은 조선 산업과 해외 항만 프로젝트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인도의 최적의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위 신설 MOU와 CEPA 개선협상 재개 공동선언 등은 양국 경제협력의 제도적 틀을 마련한다. 산업위 MOU는 장관급 산업협력위원회 및 △무역투자산업협력 △자원 △청정에너지 분과위원회 창설 등을 담았다. CEPA 관련 공동선언에는 2027년 상반기 타결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포스크 등 한국 철강기업의 인도 진출을 지원하는 철강 협력 MOU도 체결됐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인도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소득 수준을 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결국 수출 무역을 해야한다"며 "인도 위쪽의 국가들은 비교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이다. 결국 인도는 한국이나 일본, 동남아 등 해양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의 핵심 국가로 꼽히는 인도와의 경제협력 확대로 안정적인 생산 기지 확보에 대한 기대감도 뒤따른다. 2018년 이후 본격화된 미중 패권갈등을 계기로 중국 중심의 생산 구조 외 다른 국가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리스크(위험)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인도의 14억명에 달하는 노동력과 저임금 고용 환경도 강점으로 꼽힌다.
조성대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인도와 경제협력 확대는 환영 수준이 아니라 불가피한 것"이라며 "미중 갈등과 자원 공급망의 제한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인도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만 조성된다면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