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글로벌 AI(인공지능) 리더로 꼽히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글로벌 AI 허브' 설립 사업에 딥마인드가 핵심 파트너로 함께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사비스 CEO는 "적극 참여할 기회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7일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하사비스 CEO를 접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하사비스 CEO는 단백질 구조 예측 AI인 '알파폴드'를 개발한 공로로 202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세계적 석학 겸 기업가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독보적인 기술력과 역량을 지닌 딥 마인드가 글로벌 AI 허브 사업에 참여해 달라고 했고 하사비스 CEO는 한국이 이같은 의제를 추진하는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글로벌 AI 허브는 국제 기구 AI 관련 부서들과 한국 정부 및 민간 기업이 협력하는 글로벌 AI 플랫폼이다.
이 대통령과 하사비스 CEO는 또 책임 있는 AI 활용을 위해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AI를 잘 활용하면 저성장, 기후 위기, 의료 문제 같은 인류 난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번영을 열 수 있으나 전쟁에 활용되거나 빈부 격차를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AI가 가져올 실업 및 일자리 문제 해결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사비스 CEO는 일자리의 정의와 부의 재분배 등을 고민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20여년 전부터 기본소득을 얘기했는데 AI 시대인 지금이야말로 기본소득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하사비스 CEO는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 주택, 교육, 교통, 건강 분야 서비스를 국가가 제공하되 자본시장의 원리를 접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실장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구글이 연내 서울에 '구글 AI 캠퍼스'를 개소해 한국 스타트업과 협력을 본격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글이 AI 캠퍼스를 여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하사비스 CEO는 김 실장의 요청에 따라 최소 10명의 구글 연구진을 한국에 파견하기로 했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K-문샷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양쪽 연구진의 협력도 본격화된다. 김 실장은 "세계적인 과학 AI 역량을 갖춘 딥마인드와 한국의 연구진이 손을 잡는 만큼 바이오, 기상·기후, 미래 에너지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우리의 역량이 한층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문샷 추진전략은 AI와 과학기술을 융합해 국가 핵심 미션을 해결하고 과학기술 혁신을 가속화하는 범국가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연구 생산성을 2배로 높이고 2035년까지 첨단바이오·미래에너지·피지컬AI·우주·소재·AI과학자·반도체·양자 등 8대 분야의 국가 미션 해결을 목표로 한다. 주무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
이 대통령은 "제미나이 프로그램을 저도 자주 사용한다"며 "제미나이가 가끔 시키지 않은 일은 한다고 한다"고도 했다. 이에 하사비스 CEO는 "'가드레일'이라 불리는 안전장치를 반드시 탑재해야 한다"며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가 도래하면 통제하는 안전장치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접견에 앞서 하사비스 CEO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을 기념하는 바둑판을 이 대통령에 선물했다. 바둑판에는 이세돌 9단과 하사비스 CEO의 서명이 담겼다.
김 실장은 "이재명 정부는 보여주기식 외교를 지양한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리더들과의 면담이 단순한 만남에 그치지 않고 국내 산업과 청년 연구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결실로 이어지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을 시작으로 같은해 10월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 및 젠슨 황 엔비디아 CEO, 같은해 11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을 잇달아 만나며 AI 3대 강국 실현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