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해 엄정한 실태파악을 지시했다. 철근 누락이 서울시장 선거전 초반 이슈로 부상하는 가운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관련 공개 토론을 요구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사태에 대해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에 엄정한 실태 파악과 철저한 안전점검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대형 안전사고를 방지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식 선거운동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철근 누락은 서울시장 선거 초반 최대 이슈로 떠오른다. 관련해 현대건설이 지난해 10월 철근 누락 사실을 인지하고 서울시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 상황이다. 현직 시장이었던 오 후보의 책임론이 공방의 핵심이다.
두 후보는 이날도 말폭탄을 주고받았다. 정 후보는 "지하 5층에까지 균열이 생겼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정 후보 측 박경미 대변인은 "시민 생명을 담보로 '덮고 가자'는 은폐 카르텔이 작동하고 있다"며 "은폐하려 한 오 후보의 양심 균열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오 후보는 "삼성역 공사를 중지시키겠다는 정 후보의 말은 서울을 중지시키겠다는 협박"이라며 "서울시는 철근 누락을 보고받은 후 객관적 검토를 통해 공사 진행 여부를 판단했고, 공사와 안전성 보강 조치를 병행해도 문제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철근 전선은 당대 당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 철근 누락 논란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이 직접 단장을 맡는다. 서울 지역구,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거 위원으로 임명됐다. 이슈를 키워가겠다는 거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조사 지시를 두고 "선거개입이 시작됐다"며 맞선다. 김재섭 의원은 "이 대통령은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며 "중단해야 할 것은 공사가 아니라 대통령의 관권선거"라고 했다. 배현진 의원도 "주폭 등 수준 낮은 논란만 계속되자 보다 못한 대통령이 서울시장 선거 개입을 천명했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토론에 응하지 않고 있는 정 후보에게 사태 관련 1대 1 토론을 제안하며 압박했다. 오 후보는 "이 대통령이 관권선거를 시작했으니 이제 정 후보도 더 이상 숨지 말고 직접 나와 토론에 응하라"며 "의견과 주장을 주고받는 건 개통을 기다리는 시민을 위한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이어 "서울시장이 되려면 엄마 아빠 뒤에 숨는 아이 같은 모습으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안전문제는 관심과 문제에 대한 대응, 노력과 실천이 필요한 것이지 토론이 안전을 가져오느냐"고 반박했다.
한편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을 맞은 두 후보는 각각 '시작'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유세를 개시했다. 정 후보는 텃밭 격인 성동구에서 출정식을 갖고 "일 못하는 사람을 바꾸는게 선거"라며 "일 잘하는 서울시장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오 후보는 유년시절을 보낸 강북구 삼양동 주택가에서 당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동행한 가운데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과 민생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정부에 대해 정책 방향 전환을 촉구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