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돌아 온 오세훈·한동훈...책임론에 선 그은 장동혁

이태성 기자
2026.06.04 14:56

[the300][6·3지방선거]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이 4일 오후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6.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완패에도 예상밖의 선전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체질 개선과 외연 확장을 통한 보수 재건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무소속으로 부산 북갑에서 당선된 한동훈 전 대표의 원내 입성 이후 가시적인 움직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서울, 대구, 경북, 경남 4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서울을 제외하면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다. 텃밭인 대구와 경남에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과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당 내부에서 절박한 위기감과 함께 체질 개선 요구가 터저나오는 배경이다. 선거전 초반 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내줄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지지기반을 넓히지 못한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크다. 국민의힘은 최근 치러진 선거에서 영남권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반복됐다. 지금처럼 강성 보수 지지층에만 기댈 경우 영남당 이미지가 고착되고 '극우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크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는 정부 여당의 실책 탓이 컸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의 실책에 기대는 전략으로는 외연을 넓히기 힘들다"고 했다.

이번 선거에서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선거기간 내내 장동혁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철저하게 거리를 뒀다.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을 멀리 하고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개표 결과는 이런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는 방증이란 평가가 많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오 시장 캠프의 '윤 어게인' 거리두기 전략이 제대로 먹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선 오 시장의 극적 당선과 한 전 대표의 원내 입성을 계기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격렬한 노선 갈등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저지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고, 장 대표와 갈등으로 제명당했다가 자력으로 생환하는 데 성공했다. 부산 북갑에서 선거운동을 할 때도 보수 재건의 적임자임을 누누이 강조했다. 오 시장도 사상 첫 민선 5선 시장으로서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당내 입지를 강화하는 정치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들은 당장 한 전 대표의 복당과 당내 권력구조 재편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친한계 진종오 의원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한 전 대표의 당선은 이제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의힘에 보내는 국민의 마지막 경고이자 기회"라며 "더 이상 당내 보수 재건을 요구하는 쇄신의 목소리를 내부 총질로 폄하하고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우리 당이 영남권 중심의 소수 정당으로 머물지, 중도층을 아우르는 거대 정당으로 다시 도약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번 선거 결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뼈를 깎는 개혁을 통해 지지율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SNS에 "아쉬운 선거 결과"라면서도 "오만하고 무도한 이재명과 민주당에 맞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저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선거 패배의 책임론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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