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끝나자 여야 당권전쟁 '총성'…리더십 기로에 선 정청래·장동혁

민동훈 기자, 김도현 기자, 김지은 기자
2026.06.08 12:14

[the300](종합)

(전주·대구=뉴스1) 유경석 기자,유승관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각각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공동 비전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5.2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전주·대구=뉴스1) 유경석 기자,유승관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후폭풍이 여야 모두에 거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모두 선거 결과 당내 책임론이 당권 경쟁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리더십 중대 고비다. 민주당은 외형상 승리에도 서울시장 등 핵심 승부처 패배 후폭풍에 휩싸였고, 국민의힘은 서울 제외 전국 단위 패배 책임론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원내 복귀가 맞물리며 당권 재편 국면으로 빨려 들어간다.

승리라지만 웃지 못한 민주당…정청래 '리더십' 시험대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지를 두고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 단위 성적표만 놓고 보면 여당의 승리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서울시장 선거와 수도권 주요 격전지에서 기대에 못 미친 결과를 냈다. 지도부가 '승리'만을 말할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이 강하게 제기된다.

정 대표는 선거 이튿날인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준 국민 여러분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승래 사무총장도 "아쉬움이 있다고 해서 승리가 아닌 것은 아니"라고 했다.

서울시장 선거와 수도권 격전지 패배를 감안하면 지도부가 민심의 경고를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반론이 곧바로 나온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민주당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다"며 "우리 당은 전국적으로 적잖은 성과를 거뒀지만 수도권 등 주요 격전지에서 민심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염태영 민주당 의원도 "이 대통령이 잘하고 있고 서울시장도 무난히 이길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런데도 승리를 자평하나"라며 "국민의 경고를 엄중히 새겨들으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06.08.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책임론은 곧바로 당권 경쟁과 맞물린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8월17일부터 9월6일 사이 공휴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선거를 불과 두 달여 남겨두고 책임론과 당권 경쟁이 조기에 맞물리면서 당내 신경전은 이미 본격화한 모습이다.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민석 총리는 전날 SNS에 "제 다음 임무는 기득권 저항을 돌파하고 이재명정부의 시대정신을 실현할 강력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히며 당 복귀와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재입성한 6선 송영길 의원도 전날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의 거취와 호남의 민심을 보고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배 책임론에 한동훈 변수까지…장동혁 체제도 분수령

국민의힘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당 안팎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도 전국 광역단체장과 재보궐선거 전반의 부진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도읍 의원은 이날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의 노선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며 "통상 선거에서 패배한 지도부는 거취를 표명해왔다. 그게 상식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행 당헌·당규상 의원총회 의결만으로 대표직을 강제로 박탈하기 어렵고 최고위원들의 동반 사퇴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장 대표 거취를 둘러싼 불만은 원내대표 선거와 향후 당권 구도를 통해 분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 대표를 향한 책임론은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둘러싼 표 대결로 옮겨붙는 흐름이다. 김도읍·성일종·정점식 의원의 3파전은 장 대표 체제의 연장 여부와 한동훈 의원 복당 문제를 가늠할 당내 노선 경쟁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는 해석이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08.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는 친한계·쇄신파의 지지를 받는 PK(부산·울산·경남) 4선 김도읍 의원, 계파색이 옅은 충청권 3선 성일종 의원, 당 주류의 지원을 받는 PK 3선 정점식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 주류는 최근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에서 박덕흠 의원이 101표 중 59표를 얻은 결과를 근거로 정 의원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반면 친한계와 쇄신파는 김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의원 복당과 당 쇄신 요구를 원내에서 뒷받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의원의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도 국민의힘 당권 구도를 흔드는 변수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한 의원이 원내에 복귀하면서 보수 차기 구도와 당내 노선 경쟁이 동시에 요동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장 대표 체제가 한 의원 복당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친한계와 당권파의 충돌도 본격화할 수 있다.

장 대표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고리로 재선거 가능성과 사전투표 제도 개편론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논란의 한 축이다. 선거관리 부실에 대한 문제 제기는 필요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패배 책임론을 선관위 이슈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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